트럼프, 한국 방위비분담금 큰폭 인상 요구 (PG)[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트럼프, 한국 방위비분담금 큰폭 인상 요구 (PG)[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전문가 “한미, 간극 커… 타결 쉽지 않아”

한국이 ‘시간 끌기’ 하고 있다는 관측도

폼페이오, 10월 초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

“압박 아닌 문제 해결에 중점 둔 방문인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채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11월 대선 이후에나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내달 초 전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성사된 방한인지라 어떤 메시지를 갖고 나올지 주목된다.

◆방위비 협상, 수개월째 공전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께 우리 정부가 현재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무려 50% 인상에 가까운 13억 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지금까지 수개월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임스 드하트 협상대표의 후임으로 25년 경력의 외교관 도나 웰턴을 발탁하고 지난달 20일 첫 협상에 나섰지만, 양측 간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한쪽이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당분간 협상 타결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24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미 간 소통은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양측 간 간극이 워낙 커 보인다”면서 “미 대선 전까지 특별한 변수를 찾을 수 있을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만한 마땅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지 않고 있어 미국 측 시각에서는 ‘시간 끌기’로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데, 특히 방위비 협상만 놓고 보면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한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관련 얘기가 도는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 대선이 30여일밖에 남지 않은 점도 대선 뒤 타결 가능성을 전망케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외교부는 ‘우리 정부가 방위비 협상에서 시간을 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가 시간을 끈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며 공평한 분담금 타결이 가능하다면, 내일 당장이라도 합의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트럼프 "법과 질서"…지지율은 '바이든'↑ (CG). (출처: 연합뉴스)

◆폼페이오, 10월 초 방한… 미 대선 앞두고 관심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 달 초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날(23일)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이뤄진 방한이라 그 배경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오는 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방위비 협상이 미 대선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찾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일정 수준의 합의의 메시지를 들고 오는 것이 아니냐’는 핑크빛 전망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하면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약 2년만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추석 연휴 직후 한국을 방문해 한미 고위급회담을 하고, 이어 일본을 찾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를 만난다.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지는 이번 방한과 관련해 양국은 현재 폼페이오 장관 수행단 규모와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한 시 자신의 카운터 파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한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갈수록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의 지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북핵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와 미국 대선 이후로 연기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초청 하는 내용 등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비롯한 한미동맹 현안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미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한다는 것은 방위비에 대한 압박보다는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것으로 봐 진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관계를 약화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또다시 문제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수습하려고 오는 측면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위비 협상 대표는 아니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타결이 아닌 큰 틀에서 일정 정도 조정을 하기 위해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센터장도 “미 대선 전 마지막 방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예단할 순 없지만 방위비 협상 타결에 근접할 정도의 합의안도 도출될 수 있지 싶다”면서 “이런 과정과 결과물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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