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마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마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23

양 당 내부서는 ‘연대론’이 우세

과거 악연이 발목 잡고 있는 상황

“김종인의 안철수 띄우기” 분석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신경전이 연일 거세지는 가운데 공정경제 3법으로 정면충돌했다. 이로 인해 활발하게 진행 중이던 야권연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와 대여 공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두 사람은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안철수라는 변수가 가장 큰 문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과거 악연이 신경전을 펼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 위원장은 정계 초년생이던 안 대표의 ‘멘토’ 역할을 했지만, 출마 여부를 놓고 두 사람은 결별했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대신 2012년 총선 출마를 권했지만, 안 대표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총선이 다가오자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새로 출범한 청년당 합류를 권했지만 역시 안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5년 안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두 사람의 거리는 한층 더 멀어졌다. 마지막으로 2017년 대선에서 주자와 킹메이커로 한때 인연을 맺었으나, 안 대표가 패하면서 결별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2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그동안 모호한 화법으로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는 듯한 태도를 취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공개 저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이대로라면 야권 연대가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정치권의 화두인 ‘공정경제 3법’으로 정면 충돌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가락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 대표에 대해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우리가 꼭 국민의당과 정책 연대를 이어나갈 당위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부터 안 대표에 대해 “솔직히 관심이 없다”며 영입론에 선을 그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비판에 안 대표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23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관하는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 “(양당이) 선거 준비나 통합, 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아직 안 된 것 같다”고 두 당 연대에 재차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의힘은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고 국민의당은 원내 소수정당이라는 한계가 있기에 두 당 내부에서는 ‘연대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아직은 연대의 목소리가 약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고 얘기해 왔다”며 “부디 야권이 혁신하고 단합해서 국민이 절망하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안 대표를 향해 거듭 손을 내밀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당시 경험에서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양당의 원내대표들은 지속적으로 통합과 연대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 대표와의 연대를 두고 김 위원장과 당내의 이견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향해 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을 두고 재‧보선과 대선을 바라보고 장기적인 주가 띄우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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