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소말리아 해적이 또 우리 선박을 납치하려다 실패했다.

이번에 해적 피랍이 미수에 그친 것은 선원들이 훈련받은 대로 안전수칙에 따랐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국의 신속한 대응, 연합함대의 긴밀한 협력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때문으로 평가된다.

21일 새벽 5시 15분께 소말리아 인근 해상을 지나던 한진해운 소속 7만 5천t급 컨테이너선 한진텐진호는 갑작스럽게 해적의 공격을 받고 국토해양부 상황실에 위험신호를 보냈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14명과 인도네시아인 6명 등 선원 20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선원들은 피격 직후 선박의 시동을 끄고 긴급피난처(시타델‧Citadel)에 몸을 숨겼다.

한진해운은 지난 1월 삼호주얼리호 사건을 계기로 국토해양부가 선박설비기준을 강화하자 이에 발맞춰 선박 내 긴급피난처를 설치하고 해적 출몰에 대비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승선 1주일 전부터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그 사이 해적들은 AK소총 등을 쏘며 선박 진입을 시도했으나 한진텐진호의 높이가 바닷물에서 갑판까지 12m에 달하는 등 진입 자체가 여의치 않자 모두 도주했다. 또 한진텐진호는 30~50㎞의 빠른 속력으로 달리는 선체라 피랍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위험신호를 받은 직후 최영함을 급파했고, 이와 동시에 인근에 있던 터키 함정에 연락했다. 터키 군함은 헬기를 동원해 한진텐진호를 정찰했다. 다행히 해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선원들은 전원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해부대는 오후 5시께 현장에 도착한 후 1시간 40분가량 정찰을 위해 링스헬기를 띄웠고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UDT 요원들을 즉시 한진텐진호에 투입해 6시 40분께 조타실을 장악했다. 이들은 시타델에 은신하고 있던 선원 20명을 구조하고, 이어 남은 격실을 모두 수색한 뒤 7시 30분께 상황을 종료했다.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 국토해양부는 선사들과 협조해 안전수칙을 보강했고, 한진텐진호는 피난처 설치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우리 군도 지난 작전 이후 자신감이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청해부대는 해적의 납치기도 14시간 만에 모든 상황을 종료했다. 이는 아덴만 여명 작전 때 6일이나 걸렸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빨리 대응한 것이다.

한진텐진호는 싱가포르를 거쳐 일주일 내로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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