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뉴딜펀드 조성 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뉴딜펀드 조성 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정책형 뉴딜펀드 20조원 조성
정부·정책금융+ 민간자금 매칭
금융시장에서는 희비 엇갈려
“정부의 시장개입에 구축효과 우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가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충분한 자금이 투자될 수 있도록 5년간 매년 4조원씩 총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를 조성한다. 공모형 ‘뉴딜 인프라펀드’에는 2억원까지 9%의 저율분리과세를 적용하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핵심은 정부가 투자 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뉴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것인데, 만약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국민세금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또 정부가 시장 자율 조정 기능까지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어 시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뉴딜펀드 조성으로 ‘한국판 뉴딜’에 강한 추진 동력을 더하고, 시장에 풀린 대규모의 유동자금을 흡수해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투자처에 국민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뉴딜펀드는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형 뉴딜펀드(모자펀드 방식) ▲정부가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통해 지원하는 공모 뉴딜 인프라펀드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민간 뉴딜펀드 세 축으로 설계됐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상장사다리펀드)이 투자위험을 커버하는 ‘정책형 뉴딜펀드’는 2025년까지 5년간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정부와 정책금융 출자가 7조원(35%), 민간 매칭이 13조원(65%)이다. 뉴딜 관련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대출, 뉴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폭넓게 허용할 방침이다.

투자 방법은 주식(구주 포함) 및 채권 인수, 메자닌 증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인수, 대출 등이 가능하다. 특히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조성한 모펀드가 후순위 출자를 맡아 투자위험을 우선 부담하도록 하는 ‘유인 구조’를 마련했다.

민간 금융기관과 연기금 등이 투자하는 ‘뉴딜 인프라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를 모펀드로 하는 ‘정책형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자율의 인프라펀드(이미 운용 중인 펀드 586개 및 신규 펀드)를 활용해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딜펀드 조성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딜펀드 조성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뉴딜 인프라에 일정 비율 이상(예 50%) 투자한 공모 인프라펀드에 투자금 2억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9%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강력한 세제 혜택을 내걸었다. 당초 세법 개정안에서 공모 인프라펀드 투자자에 대해 1억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14%의 원천징수세율로 분리과세하기로 한 것보다 혜택을 대폭 늘렸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부문 발주 민자사업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는 산업기반신용보증, 해지시 지급금 등을 통해 위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민자사업 추진이 중도에 취소되면 투입자금을 환급해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인프라펀드 시장에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공모 방식 확산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한다. 또한 정부는 민간 금융사가 스스로 뉴딜 투자처를 발굴해 고수익,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펀드를 자유롭게 결성하도록 '민간 뉴딜펀드'를 활성화하고자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은 어차피 필요한 부분이니 정부가 민간자금까지 끌어들여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 “정부가 위험을 떠안고 수익은 나눠 주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수익률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안된다”면서 “이 펀드 성공의 관건은 2.5%~3%의 수익을 내느냐다. 쉽진 않지만 이를 맞추지 못하면 시장 관심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성장에는 큰 기여를 할 것이지만 정부가 펀드를 보전해준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될 것 같다”면서도 “그린펀드나 종목 구성은 대단히 좋다. 다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부가 민간시장에 너무 개입하면 민간시장이 위축되는 구축효과가 날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진 않다. 관제펀드 비슷하게 이 뉴딜 펀드에 개입한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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