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 2009년 교과부 이성희 학교자율화 추진관이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연합)
양대 교원단체 “이번 교육과정 문제 많다” 지적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올해 초등학교 1·2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본격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집중이수제’의 혼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초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로 교과군·학년군 교육과정으로 바뀌면서 집중이수제가 도입됐다.

집중이수제는 학기당 이수 과목을 10~13과목이던 것을 8과목 이하로 축소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 과목의 수업을 특정 학기나 학년에 몰아서 한다거나 매 학년 배우던 음악·미술을 하나의 교과로 편성해 특정 학년만 배울 수 있게 한 제도다.

하지만 집중이수제가 시행됐을 경우 현장에서 가장 크게 우려했던 점은 ‘국영수 위주로 수업이 강화’된다는 점이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집중이수제 시행 결과 중학교에서 영어와 수학시간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공개한 ‘2009 개정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초·중학교 수업시수 변화’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251개 학교 중 영어수업 시수가 늘어난 학교는 179곳으로 71.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어, 수학을 제외한 모든 교과의 수업시수가 감소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학교들이 수업시수 20% 증감권을 국영수 강화에만 쓰고 전인교육을 무시하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실효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야기되고 있는 문제점은 상당하다.

이창의 대방중학교 교사는 “특히 전학생의 경우 학습공백가지 생겨 방학기간에 보충수업을 하는 상황에 있다”며 “과목 특성에 따라 교과 진도를 나가기 어렵거나 연계성이 떨어져 학습능률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상해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과목 수를 줄여줌으로써 학습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배우는 범위가 넓어져 학생들에게는 학습 부담이 늘어나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학기당 8개 과목에 맞춰 수업을 조정했기 때문에 한 학기에 과목 하나를 몰아서 배우다 보니 어떤 과목은 교사가 남고 어떤 과목은 교사가 부족해짐으로써 교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로 인해 가짜 시간표를 운영하는 학교도 발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15일 양대 교원단체인 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수장은 현 교육 상황과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에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문제점이 크다는 데 공감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제안하자는 의견을 나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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