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청도군민들은 산 좋고 물 맑은 청도(淸道)를 ‘축복의 땅’이라고 부른다. 푸른 4월, 청도로 봄나들이 가보는 건 어떨까.

아삭한 한재 미나리
청도를 한 번쯤 방문해봤다면 청도의 봄 깨우는 소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의 뿔과 뿔이 부딪힐 때 나는 ‘쾅’ 소리와 한재 미나리를 씹을 때 나는 ‘아삭함’이라고 답할 것이다.

무공해 청정채소 한재미나리는 해발 933m의 화악산에서 흐르는 한재골의 맑고 깨끗한 자연수로 생산, 줄기가 굵고 연하며 맛과 향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미나리는 기운을 나게 해주고 해독작용을 하는 봄철 채소로 이미 많이 알려졌다. 특히 특유의 향긋함이 묻어나는 한재 미나리는 쌈 재료로도 손색이 없어 살짝 데치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삼겹살과 함께 먹어도 좋다.

천하제일의 홍시… 청도 반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맛도 좋고 먹기 좋은 홍시로 유명한 청도 반시. 반시는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고 노화 방지와 피로회복, 감기예방에 좋다. 또 연하고 당도가 높아 우수한 품질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씨가 없는 감으로 유명하다. 씨가 없는 이유는 암꽃만 있어 수분(受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청도군은 지리적으로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다른 지역 감의 수꽃 가루가 유입되기 어렵고 개화기인 5월 하순에 안개가 많아 방화(訪花)곤충의 활동이 제한된 지역이다.

붉은벽돌 터널서 즐기는 황금빛 감 와인
청도에 가면 서리 맞은 청도 반시를 숙성시켜 만든 황금빛 감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곳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만든 경부선 철로의 일부 터널을 개조한 ‘와인터널’이다. 천정을 붉은 벽돌로 쌓았으며, 벽면은 자연석으로 이뤄졌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에 있는 이 터널은 사시사철 15℃가 유지된다. 습도도 70~80%가 유지되는 곳이어서 와인을 저장하고 숙성하기에 적합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붉은벽돌 터널에서 맛볼 수 있는 감 와인은 와인의 달콤하면서도 신맛, 감 특유의 떫은맛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감 와인은 포도 레드와인보다 심장병·노화방지에 좋은 타닌 성분이 더 많이 포함돼 있다.

◆푸른 山기운… 진달래 피는 비슬산
청도는 말 그대로 푸른(靑) 산 천지다. 그 중 산 정상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비슬’산은 4월 중순께 조화봉에서 정상에 이르는 느슨한 능선길에 활짝 핀 진달래가 일품이다. 아울러 산 기운으로 피어나는 푸른 골안개가 각북, 풍각 등지에 깔릴 때면 멀리로는 화악산, 남산줄기가 보이고 청도천으로 흘러내리는 부드러운 능선이 중첩돼 청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높디높은 정신문화의 고장, 청도
천혜의 자연환경만 갖췄다고 해서 ‘축복의 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땅을 더 가치 있게 가꾸고 잘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합당한 정신과 마음이 뒷받침 돼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청도는 이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초석이 된 새마을운동의 발상지가 청도이기 때문.

새마을운동은 청도군 청도읍 신도마을의 ‘잘살기 운동’에서 비롯됐다. 이 마을은 노는 사람, 술독에 빠진 사람, 노름하는 사람이 없는 3無 마을로 유달리 협동정신이 뛰어나고 부지런해 ‘개미마을’이라고 불렸다.

마을 주민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쳐 더 잘 살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은 오늘날 외국에서도 본보기가 돼 세계 곳곳에서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배우러 견학 오고 있다. 새마을운동의 정신은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054-370-6696)에서 다시 한 번 새겨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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