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반값등록금을 이행하라”는 팜플렛을 들고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공동대표가 1인 시위를 벌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학운영 상 구조적 문제 해결돼야…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매년 등록금을 내는 철이 되면 등록금 인상안을 두고 학교와 학생 간 씨름이 오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등록금 인상 거부 투쟁은 계속됐으나 이번 대학가 등록금 투쟁 분위기는 예사롭지가 않다. 최근 각 대학의 움직임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지난달 서강대는 22년 만에 1000여 명의 학생이 모여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우석대는 19년 만에, 경희대는 6년 만에, 인하대는 3년 만에 각 기준 인원을 넘어 총회가 열렸다.

이런 분위기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남대는 4000여 명의 학생이 총회에 참가하는 한편 동아대는 1900여 명의 학생이 총회를 주도했다.

이화여대 경우는 역대 최고인 2000여 명이 모여 학생총회를 열고 등록금 인상에 강력히 항의하고자 학교 내 필수과목인 채플수업 거부 운동에 합의, 실제 지난 한 주간 실시됐다.

특히 최근 대학가 등록금 투쟁 분위기 속에서 주목할 점은 비운동권 출신의 학생 참여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인상과 함께 이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는 지난 12일부터 ‘반값등록금 될 때까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인 시위는 2012년 총선·대선까지 매일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로 진행된다.

14일 1인 시위자로 나선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공동대표는 “연간 300여 명의 꽃다운 청년들이 등록금 때문에 목숨을 끊고 있다”며 “등록금 문제는 개인이나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공공재를 지원하는 동시에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규제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각 대학의 학생들과 등록금넷 등은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 임시국회가 있는 4월과 5월 등록금 총력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등록금이 몇% 인상·인하 혹은 동결되는 것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대학 운영상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재정이 지원되더라도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이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설명했다.

정 부소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대학 운영이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지만 대학 간 과잉경쟁이 더 큰 문제다.

정 부소장은 “교육환경 개선과 우수 교원 유치 등과 같은 양적 기준으로만 대학이 경쟁하기 때문에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면서 “대학 평가 기준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부소장은 “사학재단을 압박해 등록금 인하를 하거나 정부의 지원만 무리하게 확대한다면 소용없다”며 “대학 운영 구조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대학 내 구성원 간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공공재가 투입되더라도 국민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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