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국장도감의궤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병인양요(1866)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 297권 중 75권(1차분)이 14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안치됐다. 약탈당한 지 145년, 환수 운동을 펼친 지 꼬박 20여 년 만의 일이다.

조선왕조의 공식 행사와 의례를 그림과 글자로 생생하게 전하는 기록물 의궤는 세계가 인정한 우리네 기록문화다. 기록문화 가운데 정수라 불리는 의궤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 보자.

- 환수되는 외규장각 도서는 모두 의궤인가.

아니다. 현재 프랑스가 소장한 외규장각 도서 297권 모두가 의궤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형지안’을 포함한 3권을 제외한 294권이 의궤다.

- 14일 1차분에는 어떤 것이 왔나.

14일에 도착한 도서 목록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 없는 유일본 8권을 포함한 75권이 1차로 국내에 도착했다. 의궤 이관이 완료되는 다음 달까지 어떤 순서로 의궤가 오는지 알기 어렵다.

297권에 대한 목록은 이미 알려졌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지난달 16일 양국에서 체결한 약정서에서 이관할 시 목록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국가 문화재 지정으로 될 수 있을까.

외규장각 의궤는 반환이 아니다. 영구 ‘대여’, 즉 영원히 빌리는 것으로 양국 간 체결했다. 5년 단위로 갱신되는 대여이기 때문에 소유권은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국내법상 약탈문화재라도 반환하는 것은 불법이다.

소유권은 엄연히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다. 따라서 우리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직지심체요절의 사례를 들어 외규장각 의궤 역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왜 문화재청이 아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도적으로 이관했나.

국립중앙박물관이 시설면이나 전시·연구 등 활용면에서 뛰어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전시·연구 등 활용은 어떻게 이뤄지나.

오는 7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의궤 일부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의궤 관련한 연구·활용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가정에서도 편리하게 의궤를 볼 수 있도록 전자책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30권이 유일본이어서 국내 의궤와 비교 연구가 가능하다. 다만 연구 및 활용에 프랑스국립도서관 측 동의가 필요해 어느 정도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외규장각 의궤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등록대장’과 ‘유물등록카드’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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