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12주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실사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체인 현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될 경우 현산이 재실사 거부를 계약파기의 책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2일 “재실사 기간을 확 줄여서 역제안하면 현산 측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산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의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인수를 전제로 한 재실사가 아닌 현산이 재실사 결과를 인수 발빼기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차례 요구한 대면 협상을 현산이 받아들이지 않고 금호 측과 자료 공방만 벌이는 점도 채권단이 인수 진정성을 의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면 다른 인수주체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채권단은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현산이 인수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채권단의 재실사 기간 단축 카드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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