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아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산모 결핵 진단 후 이란성 쌍둥이도 진단판정
입원한 병원 신생아·의료진 152명 역학조사
방역당국 “신생아실 예방조치·역학조사 진행”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이란성 쌍둥이 신생아가 어머니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아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섰다. 선천성 결핵은 어머니로부터 태내 또는 분만 중 신생아에게 결핵이 옮겨가는 것이다. 신생아와 관련된 선천성 결핵은 국내에서 2012년 이후 두 번째 사례로, 세계적으로도 350여건 정도로 드문 사례다.

28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광주 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생후 2개월 신생아 2명이 21일 결핵 진단을 받았다.

산모는 하루 앞선 20일 고열, 의식 저하 증상을 보여 결핵성 뇌막염과 함께 폐결핵으로 진단됐다. 이후 쌍둥이 자녀를 검사한 결과 선천성 결핵으로 판단해 격리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방역 당국은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쌍둥이가 산모와 분리돼 중환자실이나 인큐베이터에서 지낸 만큼 선천성 결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방역 당국은 선천성 결핵이 세계적으로 350여건만 보고된 희귀 사례라며, 광주 쌍둥이 신생아가 국내 첫 발생이라고 추정했으나 질본 정례 브리핑 이후 추가 확인을 거쳐 두 번째 발견으로 바로잡았다.

조사결과 산모는 5월 16∼22일 분만을 위해 전남대병원에 입원할 당시 의심 증상이나 영상 의학적 소견은 없었다.

쌍둥이 자녀는 같은 달 19일 임신 30주 만에 전남대병원에서 태어나 입원했다가 6월 초 기독병원으로 옮겨졌다. 산모와 쌍둥이 모두 증상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를 통한 결핵 전파 위험도는 낮지만, 미숙아 등이 입원하는 신생아 중환자실 특성 등을 고려해 당국은 집중적인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선천성 결핵인 경우 초기에 결핵을 의심할 만한 호흡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빨리 발견하기 어렵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조사 대상은 두 아이가 차례로 거쳐 간 전남대병원과 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생아 43명, 의료진 등 직원 109명이다. 전남대병원 85명, 기독병원 24명 등 의료진 전원 검사에서는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결핵 환자 발생률. (출처: 뉴시스)
결핵 환자 발생률. (출처: 뉴시스)

쌍둥이 출생 후 퇴실까지 입원 기간이 겹치는 전남대병원 8명, 기독병원 35명 등 신생아에 대해서는 최종 노출 일을 고려해 최소 3개월간 결핵 치료와 예방에 사용되는 ‘아이소니아지드’를 복용하게 한 뒤 잠복 결핵 감염검사를 한다.

잠복 결핵 감염이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지만, 실제 결핵으로 발병하지는 않은 상태를 말한다. 전염성은 없으나 잠복 감염자 중 10%는 결핵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본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환아들로 인한 추가적인 전파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 보이지만, 신생아들이 노출됐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예방적인 조치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2017년 703명, 2018년 653명, 2019년 578명의 결핵 환자가 새로 생겼다.

전국적으로는 2017년 2만 8161명(인구 10만명당 55.0명), 2018년 2만 6433명(51.5명), 2019년 2만 3821명(46.4명)이 결핵 진단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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