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이해찬, ‘서울은 천박하다’ 발언 논란

與 “언론,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인국공 사태 때도 언론‧야당 탓만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서울을 두고 천박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직접적인 사과보다 언론 탓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지난 25일 공보국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세종시를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이며, 서울의 집값 문제 및 재산 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며 “앞뒤 문맥을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보도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하여 보도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세종시의 미래,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의 시대’ 강연에서 “서울 한강을 배 타고 지나가면 ‘무슨 아파트 한 평에 얼마’ 그걸 쭉 설명해야 한다”며 “(프랑스) 센강을 가면 역사유적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프랑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게 된다. 우리는 한강 변에 (아파트) 단가가 얼마라는, 이런 천박한 도시로 만들면 안 된다”고 발언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

이를 두고 미래통합당은 즉각 반발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총선 때는 부산을 초라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글로벌 10대 도시, 서울을 졸지에 천박한 도시로 만들어버렸다”면서 “이 좁은 땅덩어리마저도 갈라치는 집권당 대표의 부끄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서울 민주당 의원들이 받은 표는 그럼 천박한 표인가. 아니면 ‘천박한 서울’ 시장엔 민주당 후보도 낼 필요 없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막말 폭탄으로라도 정책 실패를 덮고자 하는 신종 부동산 대책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비하 발언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당시 부산을 방문한 이 대표는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며 “100년 전 경부선 철도가 부산을 동서로 갈랐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발언에 대해 별도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지난 1월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니까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한다”며 “그런데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거에 대한 꿈이 있다”고 발언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아울러 조국 사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인천국제공항(인국공)‧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서도 사과보다는 언론 탓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발언이 논란이 될 때마다 언론 탓을 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반면 야당의 실수에는 모두가 나서 비판을 하고 있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도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인국공 사태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크게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지 알 수 있다”며 “정규직 전환 문제 등 여러 사안이 잘못된 국민 혼란을 가져오고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들이 이제 없어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김두관‧고민정 의원 등 소속 의원들도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 채 언론, 특히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의 탓을 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조국 사태와 윤미향‧정의연 사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매번 본질은 외면한 채 언론 탓을 하고, 야당의 불합리한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