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사퇴 입장발표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사퇴 입장발표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대의원뜻 무겁게 받아드려”

중집열어 ‘비상위체제’ 전환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의 내부 최종안 승인이 부결된 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지도부 사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임시대의원대회 투표를 통해 확인된 대의원의 뜻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김경자 수석부위원장과 백석근 사무총장 등 ‘김 위원장 지도부’도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부로 이들의 사퇴를 공식처리하고 이르면 오는 27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 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한다.

그는 “민주노총의 지도부로서 조합원, 각급 대표자에게 제안을 드린 것은 ‘최종안’ 승인만이 아니었다”며 “이것을 디딤돌로 취약계층, 사각지대 노동자,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재난이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함 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운동의 숙원 과제를 제대로 실현하는 시발점으로 삼고자 했으나 저희의 부족함으로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바램과 실천의지가 실현되지 못하고 물러나지만 다시 현장의 노동자, 조합원으로 돌아가 그것이 실현되기 위한 노력과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부결과 관련해 사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부결과 관련해 사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민주노총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71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찬·반 여부를 표결에 부쳤지만, 추인을 얻는 데 끝내 실패했다.

찬반투표 결과 재적인원 1479명 중 1311명이 투표해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499명(38.27%)만이 찬성표를 던졌고, 과반수인 805명(61.73%)이 반대했다. 무효표는 7명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된 데에 대해 “사회적대화는 민주노총이 안 가본 길이다. 지난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작할지 말지, 어떤 내용으로 할지 마무리와 타결을 어떻게 해나갈지 곳곳에 넘어야할 산이 많았다고 본다”며 “하나씩 넘어가는데 있어서 집행과정에서 한계가 있었고, 매번 철두철미하게 소통을 만들어 가는데 일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민주노총 대의원의 결정으로 최종안이 부결된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분명한 민주노총의 갈 길을 만들어 가리라 기대한다”며 “새로운 집행체계를 중심으로 더 강고한 단결된 투쟁으로 노동자의 생존과 시대적 요구를 쟁취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부결과 관련해 사퇴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부결과 관련해 사퇴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노사정 대표자 회의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처음 제안해 지난 5월 20일 출범했다. 양대 노총을 포함해 노사정 주체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노사정위원회가 출범된 이후 2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관심이 쏠렸다.

지난 1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사정 대표자들은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을 열고 합의문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노총이 불참 통보를 하면서 행사 15분 전에 취소됐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노사정 합의 강경파의 반대로 김 위원장이 감금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9일부터 중집에서 노사정 합의를 위한 내부 논의를 통해 최종안을 보고했지만, 결국 일부 강경파의 반대로 인해 추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지난 2~3일에도 김 위원장은 중집을 통해 합의안 추인을 다시 시도했으나 이 역시 불발됐다.

반대파들은 노사정 합의안에 ‘해고 금지’ 등 민주노총의 요구가 반영하지 않았다며 ‘야합’이 불과하다는 입장을 강력히 내비쳤다. 반면 찬성파는 합의안이 아쉬운 점은 인정하면서도 최대한을 끌어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투표 결과 반대 측의 논리가 더 대의원들의 마음을 산 것으로 분석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등 지도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사퇴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등 지도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사퇴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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