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모습. (제공: 핫핑크돌핀스) ⓒ천지일보 2020.7.22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모습. (제공: 핫핑크돌핀스) ⓒ천지일보 2020.7.22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폐쇄가 답”
“4마리 생존 위해 방류 대책 내야”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22일 또 한 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죽어간 돌고래는 이번까지 8번째다.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이날 오전 9시 24분쯤 돌고래 ‘고아롱’이 폐사했다고 밝혔다. 고아롱은 2009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이 개관 당시 일본 다이지에서 들여온 고래로 나이는 18살로 추정된다.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고아롱은 지난 19일까지도 수의사 정기검진을 받았고 당시 특이사항은 없었다. 그러나 20일 오후부터 체온이 상승해 수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투여했지만 먹이를 먹으려는 의욕이 없었고, 다음날 21일 수의사 진료를 추가로 받았으나 22일 오전 폐사했다. 공단은 돌고래의 정확한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해양생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1~2년 마다 돌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지금 생존중인 돌고래들도 열악한 감금시설에서는 몇 년 이내 폐사할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 “이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폐쇄가 답”이라고 촉구했다.

이 고래체험관에서는 지난해 10월 새끼 돌고래가 폐사했고, 이번에는 고아롱이 폐사했다. 일반적으로 야생 돌고래 평균 수명이 40년임에 비춰볼 때 절반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반복되는 돌고래 폐사로 인해 ‘돌고래 무덤’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시민단체들은 그간 ‘수족관 돌고래 번식 금지’와 ‘사육 중단’ ‘바다쉼터 마련 등을 통한 야생방류’ 의견을 내며 감금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울산 남구청은 “남은 돌고래들을 잘 키우겠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 왔다.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 수족관으로 수입한 돌고래 8마리와 새끼 돌고래 4마리 중 지금까지 총 8마리가 폐사했음에도 운영방침을 지속하고 있다.

이제 고래생태체험관에는 고아롱과 함께 2009년 일본 다이지에서 들여온 암컷 ‘장꽃분(21·추정)’, 장꽃분이 낳은 ‘고장수(수컷·3)’, 2012년 수입한 ‘장두리(암컷·11)’, 2017년 수입한 ‘장도담(암컷·7)’ 4마리만 살아남아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더 이상 돌고래들을 학대하지 말며 죽어가는 현실도 부정하지 말고,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살아남은 4마리 돌고래의 생존에 대해 즉각 방류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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