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빼돌리려다 들통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전북 김제의 밭에 숨겨둔 거액의 도박 수익금 중 7억 원이 사라졌던 사건은 돈 관리를 맡았던 매형의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지방경찰청 수사과는 구치소에 수감 중인 처남으로부터 관리를 부탁받은 27억 원의 도박 수익금을 숨겨주고 일부를 유용한 혐의(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53)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6월 처남 이모(44) 씨 등이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기에 앞서 인터넷 불법도박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 27억 원을 숨겨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처남 이 씨 형제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였으며 수감되기에 앞서 이 씨에게 맡겨졌다. 이후 매형 이 씨는 이 중 4억 원을 지난 2일 빼돌려 2억 9000여 만 원을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최근 김제시 금구면에서 밭 990㎡를 매입한 뒤, 이곳에 27억 원을 묻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27억 원을 현금 5만 원 100장 묶음 등으로 나눈 뒤 김치냉장고용 보관함에 담아 밭에 묻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 씨는 처남이 출소해 4억 원 가량 빼돌린 돈에 대해 추궁할 것을 걱정하다가 돈을 묻어둔 밭 근처에서 조경수 작업을 했던 중장비 운전기사 안모(52) 씨에게 덮어씌우려 했지만 이를 의심한 안 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8일 안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매형 이 씨의 밭을 수색해 3억 원의 뭉칫돈을 찾아낸 데 이어 이 씨가 미리 빼돌려 자신의 아들(25)에게 맡겨뒀던 10억 원을 추가로 확인해 압수했다.

또 9일 오전에는 매형 이 씨의 밭에서 다시 10억 원을 발견했으며, 이 씨가 쓰다 남은 돈 1억 1000여 만 원도 그의 집에서 찾아냈다.

경찰은 매형 이 씨를 상대로 처남으로부터 거액을 넘겨받아 숨기게 된 경위와 유용한 2억 9000여 만 원의 용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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