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인도 나갈랜드주 코히마의 한 시장 지역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0일(현지시간) 인도 나갈랜드주 코히마의 한 시장 지역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힌두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발상지

이슬람, 기독교, 천주교, 유대교도 정착

종교성지만 수천개… 힌두교신은 3~4억

힌두교, 여성을 사악‧열등한 존재로 취급

 

여성 혐오‧살해 빈번, 가정폭력도 심각

13분 30초에 한 번 꼴 강간사건 발생

2012년 뉴델리여대생 6명에 윤간, 사망

가해자 “여자가 처신 잘해야” … 공분

[천지일보=이솜 기자]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인도에 벼락과 메뚜기떼까지 창궐하는 등 심상치 않은 재앙이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우연일 수 있지만 ‘재앙’이 ‘하늘이 준 재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꼭 우연만은 아닌듯 싶다.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이자 종교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인도는 힌두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의 발상지다. 외래종교인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유대교, 조로아스터교까지 들어와있다. 이렇다보니 인도에 종교성지만 1000곳이 넘는다. 인도인 80% 이상이 믿는 힌두교의 신은 무려 3~4억개로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종교의 왕국이자 잡신의 왕국인 셈이다.

종교가 발달한 만큼 가장 평화로와야 할 이곳이 극심한 여성 혐오와 차별로 강간의 왕국, 여성 살해‧낙태 왕국이라는 오명을 썼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다.

인도 전국 봉쇄령에도 ‘나브라트리 축제’ 참가한 힌두교도[프라야그라즈=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오는 15일까지 인도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1일(현지시간) 인도 프라야그라즈의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힌두교 신자들이 나브라트리 축제 8일째 의식을 치르고 있다. 9일간 열리는 나브라트리 축제는 두르가(용기의 여신), 락시미(부의 여신), 사라스와티(지혜의 여신)에게 각각 3일씩 제사 지낸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251명, 사망자는 32명으로 집계됐다.
인도 전국 봉쇄령에도 ‘나브라트리 축제’ 참가한 힌두교도[프라야그라즈=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오는 15일까지 인도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1일(현지시간) 인도 프라야그라즈의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힌두교 신자들이 나브라트리 축제 8일째 의식을 치르고 있다. 9일간 열리는 나브라트리 축제는 두르가(용기의 여신), 락시미(부의 여신), 사라스와티(지혜의 여신)에게 각각 3일씩 제사 지낸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251명, 사망자는 32명으로 집계됐다.

◆힌두교 ‘여성혐오‧차별’ 의식에 강간 고착화

힌두교는 종교라기보다 인도인의 세계관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힌두교도에 대한 정의도 분명치 않고, 지도자도 없고, 비조직적이다. 3000년 넘게 인도인의 의식체계를 지배해왔지만 창시자나 율법이 없다.

인도의 여성혐오 문화는 이 힌두교와 깊은 관계가 있다. 힌두인은 ‘여성은 본래 사악하며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열등한 존재이며, 부모의 감시를 피해 임신을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는 대통령부터 법률가까지 대체로 이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영향으로 인도 전역에서 조혼이 있어왔다.

힌두교 여성관은 조혼뿐 아니라 또 하나의 악습을 나았는데 바로 지참금 문화다. 힌두교적 결혼은 여성을 종교적 산물로 간주해 남성에게 ‘선물’로 딸을 증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생리 전에 결혼시키면서 신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가의 의상과 보석, 가재도구, 현금 등도 함께 보내곤 했는데 이게 문화가 됐다. 이 때문에 가난한 집에서 딸은 재앙으로 여겨졌고, 여아살해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2015년 마네카 간디 인도 여성·아동발달부 장관은 “매일 2000명의 여아가 자궁 속에서 살해된다”며 “일부는 태어나자마자 베개에 눌려 질식사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즉 낙태를 포함 한해 600만건의 여아살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1년 기준 30년간 1200만명의 인도 여아가 낙태된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기준 인도 남아 1000명당 여아 비율은 900명이다. 인도 북부로 갈수록 힌두교 원리주의자들이 많은데, 2014년 남부 케랄라주의 남아 1000명당 여아 비율은 967명, 북부 라자스탄주는 861명, 모디 총리의 출신지이자 힌두교 원리주의자들이 많은 구자라트주는 854명, 뉴델리 인근 하리아나주의 경우는 831명으로 인도 최악의 성비 불균형을 보였다.

2012년 인도 뉴델리 버스 강간살인 희생자의 어머니가 7일 법원 앞에서 범인 4명에 대한 교수형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언론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2012년 인도 뉴델리 버스 강간살인 희생자의 어머니가 7일 법원 앞에서 범인 4명에 대한 교수형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언론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뉴델리 여대생 윤간으로 드러난 인도 성범죄

인도 남성들이 여성을 혐오하고 열등하게 생각하는 데다 화장실이 없어 여성들도 야외에서 일을 봐야하는 경우가 많아 인도에서 성폭행은 고착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건이 터지면, 여자가 잘 못 했다고 간주해 조사나 처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인도 내 강간범죄가 크게 국제적으로 이슈화된 사건이 바로 뉴델리 여대생 윤간 사건이다.

2012년 12월 16일 뉴델리 근교 무니르카에서 버스를 타고 남자 친구와 함께 귀가하던 23세의 인턴 물리치료사 조티 싱 판디가 버스 운전기사를 포함한 남성 6명에게 집단성폭행과 함께 쇠막대기를 이용한 흉칙한 고문을 당해 숨진 것이다. 조티는 싱가포르로 후송되어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13일 만에 숨졌다.

이 사건 이후 BBC에서 ‘인도의 딸(India's daughter)’이라는 다큐멘터리형 영화를 만들었는데, 가해자이자 당시 버스 운전사였던 람 싱은 “여성은 알아서 조심해야한다”며 “해가 떨어진 뒤 여성은 밖을 돌아다니면 안된다. 결혼하지도 않은 남성과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는 여성에겐 교훈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해 국제적 공분을 샀다.

BBC는 현지 정부 통계 등을 인용해 “인도에서는 16세 이하와 10세 이하 어린이가 각각 2시간 35분, 13시간마다 성폭행당한다”며 “유아 성폭행 범죄는 2012년 8541건에서 2016년 1만9765건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아동 성폭행과 성인 성폭행을 모두 합칠 경우, 성폭행은 더욱 빈번히 일어난다. CNN에 따르면 2016년 인도에서는 총 3만9000건의 성폭행이 발생했다. 13분 30초에 한 번 꼴로 일어난 셈이다. 이 수치 역시 전년도 대비 12%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알려진 강간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현지인들조차 인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도는 ‘강간 왕국’이라는 오명을 썼다. 톰슨로이터재단은 성폭력, 문화와 관행, 인신매매 3개 항목에서 인도는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규정했다.

미국 데일리비스트(The Daily Beast)지는 “인도 남성들은 여성을 희롱하는 일이 '진짜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은 남성들의 비뚤어진 인식부터 바뀌어야 성폭행을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지난달 인도 서부를 강타한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가 수도 뉴델리 근처까지 엄습해 피해를 주고 있다(출처: BBC캡처)
인도에서 지난달 인도 서부를 강타한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가 수도 뉴델리 근처까지 엄습해 피해를 주고 있다(출처: BBC캡처)

인도, 코로나19 감염 53만여명 세계 4위

인도동북부지역, 100명이상 벼락 맞아 사망

700㎞ 넘는 세계서 제일 긴 번개도 발견

인도북부에 메뚜기떼 창궐, 뉴델리도 위협

◆인도, 재앙에 몸살… 코로나, 벼락, 메뚜기떼까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 가정폭력으로 ‘여성의 지옥’으로 불리는 인도에서 최근 각종 재앙이 창궐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28일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3만여명으로 세계 4위다. 사망자는 1만 6000여명으로 세계 6위다. 최근 하루 2만여명으로 5일 연속 최다 확진자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 동북부에 최근 2주 동안 벼락이 수십 차례 내리쳐 주민 105명이 사망했다.

26일(현지 시각)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재난당국은 인도 동부 비하르주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각각 주민 83명, 22명이 벼락을 맞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한 주민은 최소 20명으로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인도에선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몬순(계절풍) 폭우가 쏟아지는 우기에 벼락 피해도 자주 발생한다.

비하르주 라크시메슈와르 라이 재난관리부장관은 “이번 피해는 최근 몇년간 주정부에서 벼락에 맞은 사망자 수로는 최대”라며 “주 동북부 지역에서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나왔다”고 했다.

인도 재난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인도에서 벼락을 맞아 사망한 사람은 2300명이며, 2005년 이후 매년 최소 2000명 이상이 번개 때문에 숨졌다. 2018년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선 단 13시간 만에 번개가 3만 6749회 내리쳤다.

설상가상으로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가 인도 북부 뉴델리 위성도시까지 덮쳐 피해를 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BBC는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위성도시인 북부 하리아나주 구루그람 시에 메뚜기 떼가 발생해 농작물 등의 피해는 물론 항공기 이착륙 등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있는 구루그람 시가 메뚜기 공격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힌두교 원리주의자가 많은 인도 북부 지역에 위치한 하리아나주의 경우 남아 1000명당 여아 비율은 831명으로 인도 최악의 성비 불균형을 보이는 곳이다. 이는 여아 살해와 낙태가 가장 극심한 곳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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