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최근 대남 압박에 나선 북한이 전단 살포 강행 의지를 드러내면서 남북 간 ‘삐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 측에서 대남 전단 살포를 위해 접경지역까지 진출하고 남측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20일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 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며 각지에서 대규모 살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대량 인쇄한 전단 사진을 공개하고 승인만 떨어지면 접경지역에서 행동에 나설 태세를 보였다.

정부는 “남북 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또 각 지자체와 통일부, 법무부 등을 통해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을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물러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간 대북전단으로 고통을 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여태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 받아야 한다. 한번 당해봐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행 의지를 보였다.

노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자들은 응당 저들의 죄악에 대해 심각히 반성해봤어야 옳다. 하지만 오늘까지도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을 한사코 회피하면서 쓰레기들의 망동을 저지시킬 변변한 대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불만족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승인을 받는 대로 접경지역에서 전단 살포를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대남 전단이 남측 주민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살포 과정에서 자칫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의 살포 작업에 무장 병력도 함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7일 “전 전선에서 대남삐라 살포에 유리한 지역(구역)들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들의 대남삐라 살포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하며 빈틈없는 안전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북한이 전단 살포를 해상에서 하고 이 가운데 해류에 떠밀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하게 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그 진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대북전단 100만장 살포를 마쳤고 오는 25일 전후로 보내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북 전단과 관련 “바람이 맞으면 오늘 밤에도 보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강행 의지를 보였다.

최근 북한은 대남 압박 후 바로 행동에 나서는 양상으로,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 역시 시간문제로 보인다. 북한과 탈북민 단체가 같은 시기 전단 살포를 예고한 가운데 어느 측이 먼저 하든 6.25를 앞둔 남북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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