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대북전단 발견
北, 대남비방 확성기 재설치
남북 ‘판문점선언’ 무색해져
軍, 靑 눈치 보며 대응 고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단체에 의한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반발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대남 확성기 재설치 사이에서 대북 대응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23일 탈북민단체가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됐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날 “어제(22일) 오후 11~12시에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보냈다”며 “경찰의 감시를 피해 아주 어두운 곳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경찰에 계속 추적을 당해서 이번엔 회원들을 교육시켜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면서 “수소가스를 다 압수당해 10배 이상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6명은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대한민국의 잘사는 모습을 담은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 풍선에 매달아 살포했다.
북한은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에 반발하며 지난 2018년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대남확성기를 다시 설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2일 북한이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재설치는 DMZ 일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동시다발로 진행하고 있다”며 “대남 심리전과 관련된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북한군 총참모부가 군사행동을 예고하고 이후 대남 전단을 대량으로 인쇄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 DMZ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으로 북한의 비방, 선전 등의 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서는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선포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후 평화의집 앞에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 확성기를 다시 설치해야 할지 고심이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외 최근 공개한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공개된 내용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촉각이 쏠린다. 회고록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로 성사된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문 대통령의 참여를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는 향후 협상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솔직한 의견교환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볼턴 전 보좌관의 일방적인 주장과 달리, 한국의 역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은 없어 한미 간 북핵 조율은 긴밀하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깊은 유감… 엄정 조치”
- 민주평통 “정부, 대북전단 살포 근본 문제 법적 조치 마련할 것”
- 탈북단체 “어젯밤 대북전단 살포”… 홍천서 풍선 발견
- “중국은 식량 보내는데 남한은 삐라만”… 시진핑, 北에 식량 80만t 보내
- 보수단체 회원 “이재명 지사 집 근처에서 대북전단 살포” 위협
- 남북관계 악화 속 북중 우호 과시하는 북한
- 6.25 앞두고 남북 ‘삐라 갈등’ 고조… 北 살포 과정 우려
- 탈북민 단체 “대북전단 100만장, 25일 전후 바람 맞으면 언제든 살포”
- 통일부 “탈북단체 살포 대북전단, 北으로 안 넘어가”
- [홍천] 허필홍 홍천군수와 청년농업인 간담회
- [홍천] 홍천사랑말한우, "독거노인·저소득계층에 따뜻한 나눔"
- 경찰 ‘대북전단 살포’ 박상학 압수수색 시도… 집 앞 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