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사진은 구현모 KT 회장. (출처: 과학기술통신시장 점유율. 사진은 구현모 KT 회장.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시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사진은 구현모 KT 대표.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시스)

SKB 추가인수 움직임에 시장동요

현대HCN 공개입찰에 KT도 합류

합산규제보다 공정위 승인이 난제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KT의 인수전 합류, 케이블 3~5위 사업자 M&A 시장 등장 등 나날이 유료방송 시장 인수전(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덕분에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방송산업에서 점유율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들의 수싸움 전개가 빨라졌다. 특히 내부 CEO로 주목받은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유료방송 시장 1위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 초기만 해도 ‘인수설’에 대해 보수적이던 구 서장의 태도는 현대HCN이 공개입찰을 선언하면서 달라졌다. 앞서 진행되던 SK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좌초되고 KT의 딜라이브 인수설도 자취를 감추면서 유료방송 M&A 시장은 활력을 잃은 바 있다. 당시 구 사장 역시 케이블사업자 인수를 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SK의 티브로드 인수가 연이어 성사되면서 유료방송 M&A 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이 상황에서 2,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또 다른 케이블방송사 인수에 의지를 보이면서 KT의 기조도 달라진 것. 

현재 점유율 24.17%로 전체 유료방송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점유율 경쟁을 본격화할 경우 KT의 1위(31.52%)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가 매물 3곳 중 가장 점유율이 낮은 현대HCN만 인수해도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현대HCN을 인수하면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은 28.12%로 KT에 위협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LG유플러스(24.91%)는 2위를 뺏기게 된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LG유플러스도 적극적인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그렇게 LG유플러스가 CMB나 딜라이브 중 한곳이라도 인수에 성공하면 점유율은 29.49% 혹은 30.89%로 KT를 바짝 쫓게 된다.

그럼에도 KT는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가 두개 사업자를 인수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딜라이브와 CMB까지 케이블 3~5위 사업자가 모두 매물로 등장했고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SK브로드밴드가 2개 이상 인수에 성공하면 KT가 1위를 뺏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최초 정통KT CEO’라는 타이틀을 얻은 구 사장의 입장에선 임기 중에 1위를 뺏겼다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구현모 사장과 KT의 다급함은 현대HCN 공식입찰 참여로 입증됐다. KT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현대HCN, 딜라이브, CMB 중 한곳은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

문제는 셋중 하나라도 인수할 경우 합산규제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합산규제 논란은 사실상 수년간 지속됐다. 최근에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지만 국회는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합산규제의 산’은 무리 없이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난제는 공정위의 합병승인 여부다. 이미 자사 IPTV 사업에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까지 보유하고 있는 KT가 케이블방송사까지 인수할 경우 ‘독과점’이라는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인수전에는 KT가 아닌 KT스카이라이프가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에는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 때문에 실제 매각이 진행되면 KT가 직간접적인 지원군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보기에 따라 KT가 인수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KT가 어떤 명분으로 공정위를 설득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유료방송 관계자는 “KT 입장에서 고비는 공정위 설득”이라며 “하지만 공정위 역시 기존 사업자들의 합병을 허락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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