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대변먹이는 교회, 노예 된 교인들’ 방영
신도들이 낸 지정헌금, 부동산 매입 사용 정황 드러나
​​​​​​​“김명진 목사 딸, 명품 ‘언박싱’영상 올리며 사치 즐겨”

MBC ‘PD수첩’이 26일 방영한 ‘대변먹이는 교회, 노예가 된 교인들’이라는 제목의 방송 캡쳐본. (출처: MBC ‘PD수첩’)
MBC ‘PD수첩’이 26일 방영한 ‘대변먹이는 교회, 노예가 된 교인들’이라는 제목의 방송 캡쳐본. (출처: MBC ‘PD수첩’)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빛과진리교회와 담임 김명진 목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방송을 타면서 ‘신앙훈련’을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인분(人糞)을 먹이는 등 엽기적인 일을 강요했다는 논란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

MBC ‘PD수첩’은 26일 ‘대변먹이는 교회, 노예가 된 교인들’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빛과진리교회와 김 목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재조명했다.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 추가로 방송에서는 김 목사 개인이 신도들로부터 지정헌금과 현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헌금이 부동산 매입에 사용됐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 동대문에 있는 빛과진리교회는 1995년 김명진 목사가 설립해 현재 신도 수만 2000명이 넘는 대형 교회다.

방송에 따르면 이 교회의 신도들이 신앙심을 증명하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각종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공개됐다. 훈련을 위해서는 대변까지 먹었어야 한다고 한다. 심지어 김 목사는 신도들에게 성경에 근거한 훈련이라며 매 맞음을 권장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훈련을 받는 이유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다. 리더는 평신도 10명을 관리하는 팀장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로, 혹독한 리더십 훈련을 거친 리더들은 절대적인 존재로 교회 내에서 통한다. 이러한 훈련을 하다 한 신도는 ‘견딤훈련’ 중 불가마에서 화상을 입었고, 신도 김정희씨는 훈련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리더 중 한의사를 불러 침을 놓고 우황청심환을 찾는 사이 시간을 허비해 상태는 심각해졌고, 그는 현재 장애 1급을 판정받았다.

심지어 교회 측은 신도들에게 이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발견됐다. 교회는 이 모든 훈련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신도들은 리더의 관리 하에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또한 보통의 교회와 달리 교회 내에는 헌금함도 없다고 한다. 대신 지정헌금이 존재했고, 신도들은 김 목사 개인에게 헌금을 하고 있었다. 2014년에 안식년을 가진 김 목사는 당시 개인 계좌번호를 신도들에게 공개했고, 약 1억 3500만원을 모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카타콤교회 양희삼 목사는 “목사 개인이 지정헌금과 현물을 받는 것은 교회 관습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김 목사의 딸은 유튜브에 고가의 명품을 ‘언박싱(포장을 뜯는 행위)’하는 영상을 올려 신도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었다고 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앙훈련을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인분 먹기 등 엽기 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소재 빛과진리교회 모습. ⓒ천지일보 2020.5.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앙훈련을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인분 먹기 등 엽기 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소재 빛과진리교회 모습. ⓒ천지일보 2020.5.20

또한 상당수의 헌금이 부동산 매입에 사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헌금의 대부분을 부동산 구입에 사용하고, 명의도 김 목사 개인이나 김 목사 측근으로 구성된 농업법인으로 돼있었다. 김 목사는 교회의 정관을 근거로 교회를 제외한 누구도 농업법인에 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백대용 변호사는 시간이 지나 사람들 기억이 희미해지는 순간 정관의 규정을 없애버리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재산으로 사유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에 앞서 빛과진리교회는 서울서부지법에 명예훼손과 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이유로 방송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서부지법은 26일 오전 이를 기각해 방송은 그대로 진행됐다. 22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가 됐던 신앙 훈련의 실제 사례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이 교회는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는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내용의 리더십 훈련 내용을 교회 차원에서 제안한 적이 없다”며 교인들이 ‘인분’을 먹도록 강요받았다는 의혹 등은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극한의 한계를 극복하라는 뜻으로 말한 것일 뿐 실제로 인분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내용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현재 해당 교회 담임목사 등 관계자 3명은 출국금지 조치 상태다. 담임 김 목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모든 일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평양노회 부노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빛과진리교회 성도 100명이 화상으로 동시 접속하여 비대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공: 빛과진리교회)ⓒ천지일보 2020.5.22
빛과진리교회 성도 100명이 화상으로 동시 접속하여 비대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공: 빛과진리교회)ⓒ천지일보 20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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