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사무실을 방문, 김 내정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미래통합당) ⓒ천지일보 2020.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사무실을 방문, 김 내정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미래통합당) ⓒ천지일보 2020.5.22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임기

당 내부서 벌써 비판 목소리 나와

당 쇄신‧무소속 복당 등 현안 산적

쇄신 드라이브에 동의 여부 관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우여곡절 끝에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 미래통합당을 이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인물과 노선, 정강·정책을 총망라해 고강도 쇄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참패 이후 한 달 넘게 지도부 공백을 겪었던 통합당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결정했다. 다만 벌써부터 당 내부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김종인 호가 통합당의 재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오는 28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위한 절차와 8월 31일까지 전대를 열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는 당헌 개정을 추진할 전망이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22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격론 끝에 내년 4월 재보선까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도 “최선을 다해서 당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 열심히 노력해보겠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김 내정자는 경제·복지·고용 등 각 분야의 30·40세대 외부 전문가 4인을 포함한 총 9인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현역 의원 중 초·재선 그룹에서 1명씩을 추천받고,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한다.

김 내정자는 보수진영의 주요 이념인 ‘반공’과 ‘자유시장 경제’ 등에서 벗어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통합당의 이념과 정책 노선을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그동안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통합당이 가지고 있는 ‘부자와 기득권’을 비호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에 문제의식을 표출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 내정자는 오는 27일께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보들을 포함한 전국 당협위원장 연찬회를 열어 총선 참패의 원인 진단과 함께 향후 당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의원들의 복당 문제도 김종인 비대위의 당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사무실을 방문, 김 내정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 비대위원장, 주 원내대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제공: 미래통합당) ⓒ천지일보 2020.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사무실을 방문, 김 내정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 비대위원장, 주 원내대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제공: 미래통합당) ⓒ천지일보 2020.5.22

만약 김 내정자가 1년 남짓한 비대위 기간 동안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나서 통합당과 당내 대권 주자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내년 재보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경우 ‘김종인 체제’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통합당 당선인의 71.4%를 차지하는 초‧재선 그룹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또한 3선에 성공한 장제원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또다시 1년간 신탁통치를 받게 됐다”며 “‘우리는 스스로 혁신할 자격도 없습니다’라는 변명으로 또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의 쇄신 드라이브에 통합당이 어느 정도가 동의를 할 수 있느냐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 시절 사회주의 색채가 있다는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용어를 한 군데만 남기고 모두 삭제하고 대신 ‘경제 민주화’를 추가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앞서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도 근본적으로 정강·정책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경제뿐 아니라 사회 구조 자체가 변했기 때문에 정치가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생각해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했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두고 내홍을 겪은 통합당에서 한동안은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의 쇄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비토 목소리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내부 인물 발굴을 통한 ‘자강 노선’ 대신 당 외부 인물에게 혁신을 맡긴 만큼 한계점이 명확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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