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출처: 뉴시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출처: 뉴시스)

이태원클럽 간 용인 66번 환자

성소수자 찾는 클럽 방문 확인

‘성정체성 혐오’ 등 여론 커져

“감염 편견 없어야 통제 가능”

“숨을수록 코로나 관리 힘들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권준욱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전파될 수 있다”며 “환자를 비난하거나 특별한 편견을 부추기는 행동·글은 방약활동에 결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증상이 있거나 의심되는 분들이 숨고 또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코로나19는 더욱더 관리하기 힘들고 활개를 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번 집단감염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용인 66번 확진자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이 성소수자들이 다니는 클럽으로 알려지면서 확진자들의 성정체성에 대한 혐오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 같은 여론이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외국인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외국인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7

권 부본부장은 “앞으로 장기전이 될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 누구라도 스스럼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어야 된다”며 “감염이 됐다 하더라도 편견이 없어야만 효율적인 감시와 통제가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또 권 부본부장은 66번 확진자로 인한 집단감염 가능성뿐 아니라 이태원 일대에서 이미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단일한 어떤 공통 감염원 또는 초발환자 1명에 의한 전파라기보다는 다른 가능성 즉 이미 어느 정도 산발적인 또는 별도의 연결고리들이 있는 상황일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왜냐면 초발환자가 2일 증상이 나타났는데 같은 날 증상이 발현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일 이후 발생 환자 중에서도 초발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날에도 증상이 나타난 사례도 있어 다른 연결고리들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태원 집단감염의 출발점으로 지목된 용인 66번 환자가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1일 밤~2일 새벽 외에 4~5일 방문자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용인 66번 환자 A씨는 지난 2일부터 고열과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으며, 같은 날 0시∼오전 3시 30분에 이태원의 ‘킹클럽’, 오전 1시∼1시 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 30∼50분 ‘퀸’ 등 클럽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이후 5일 4일 이태원 주점을 방문한 인천 20대 확진자, 5일 킹클럽을 찾은 남양주 20대 환자, 4일과 5일 트렁크와 퀸을 이용한 서울 20대 환자 등이 확인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8

이날 권 부본부장은 클럽 등을 찾는 젊은 층에 대한 조심을 당부했다.

그는 “증상이 없거나 또 80% 이상이 가벼운 증상이거나 또 증상이 발현되기 전이라도 왕성하게 전파를 시킬 수 있는 점”이라며 “이러한 조용한 전파가 특별히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증도 많을 수 있어서 사실상 우리 주변에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고 또 어디서나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코로나 대응에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이 우리들의 방심이자 망각이라고 강조 드린 바 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소홀히 하는 위생수칙이나 또 거리두기에 소홀히 하면 이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지역사회 전파는 결국 어르신, 아픈 분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조 드린 대로 생활 속 거리두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다시 한번 이번 주말에 거리두기, 개인위생 등을 강조 드린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