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황학루에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우한시의 랜드마크인 황학루는 코로나19로 임시 폐쇄됐다가 이날 다시 개방했다. (출처: 뉴시스)
2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황학루에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우한시의 랜드마크인 황학루는 코로나19로 임시 폐쇄됐다가 이날 다시 개방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봉쇄를 풀고 재개방에 나섰지만, 실제 일상생활로 돌아오는 시간은 상당히 더딜 것이라고 CNN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우한은 인구 1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미국 대부분의 도시보다도 크며 제조업과 교통의 요충지다.

우한 정부가 지난달 8일을 기해 76일간의 폐쇄를 종결시켰을 때 주민들과 지역 기업들은 도시의 실제 재개방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요원할 것을 알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가장 엄격했던 폐쇄 지침이 철폐됐음에도 많은 가게들은 여전히 문을 닫았고, 식당들의 포장도 제한되고 심지어 시민들이 외출을 할 때에는 여전히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서로를 피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CNN은 우한 현장의 분위기는 우한시 공식 발언과 크게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8일 기자회견에서 우한의 전염병 관리인 루오 핑은 도시의 일부 부문은 이미 100% 재가동 했다고 밝히며 전염병 방역 성공과 경제성장 모두 잡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통제하는 관영언론 조차 4월말까지 도시를 100% 생산할 수 있게 하려는 계획이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한 내 사업주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익제로와 임대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CNN이 우한시 상업가를 둘러봤을 때 가게 절반 이상이 문을 닫고 있었다. 특히 헬스장과 영화관은 눈에 띄게 문이 닫혀있었으며, 재개장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한 식당주인은 환구시보에 “이틀 동안 가게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오지 않았고 온라인 배달 플랫폼에서 주문 2~3개만 받았다”며 “하루 수익보다 개점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 다시 문을 닫았다”고 호소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정부 지원이 너무 늦어 상점과 식당 문을 영원히 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을 연 가게들은 대부분 사업 모델을 바꿨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버거킹, KFC, 피자헛과 같은 주요 체인점들은 직원들이 주문서를 들고 와서 나눠주는 등 고객들의 진입을 일정 수준 막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딤섬 가게. (출처: 뉴시스)
지난 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딤섬 가게. (출처: 뉴시스)

전문가들은 우한이 회복되려면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쿼리 캐피탈 리미티드의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물론 회복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생산이 먼저 회복되고 나서 소비가 이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오기를 여전히 꺼려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한의 장기적인 성장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숀 로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한의 사례는)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초기 조치가 비용이 많이 들지만 더 빨리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가르쳤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작년 12월 중순 우한에서 발병했지만, 우한시는 약 한 달 후인 1월 23일에서야 봉쇄 조치를 취해 초동 대처가 너무 늦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로치는 제조업이 바이러스로부터 상당히 빠르게 회복할 수 있지만 서비스부문은 회복이 느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서비스업이 대부분의 경제에서 가장 많은 고용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우한의 시민들과 사업주들은 ‘제2의 코로나19 물결’이 우한을 휩쓸고, 2차 폐쇄가 이어져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을 주는 것은 시간문제라 믿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한편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 일정을 발표하며 일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 1월 말 임시 폐쇄했던 자금성을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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