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잊혀질 권리는 기본권인가?
[인권칼럼] 잊혀질 권리는 기본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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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개인정보는 현실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세상에서도 중요한 보호의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오면서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여러 번 경험했다. 이런 사고는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히 2014년 카드3사에서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될 정도로 우리 사회를 뒤흔들면서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게 했다.

이 사건으로 민간부문에서는 민감한 개인정보 특히 주민등록번호는 수집이 금지됐다. 그리고 그동안 수집했던 주민등록번호는 폐기하거나 따로 일정 기간 보관한 후 폐기하도록 했다. 이렇게 개인정보보호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됐다. 그런데 여전히 개인정보보호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주제로 계속 언급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근래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소위 ‘잊혀질 권리’이다.

잊혀질 권리는 아직 정확하게 개념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사전적인 의미는 정당한 목적을 위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정보에 대한 처리 중지 또는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인터넷상에서 자신과 관련된 자료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정보주체 자신과 관련되어 인터넷상에 공개된 각종 정보의 삭제권 및 삭제요구권이라 할 수 있다.

잊혀질 권리가 처음 거론된 것은 2012년 유럽연합의 정보보호지침을 개정한 일반정보보호규칙안이다. 이후 2014년 5월 유럽사법재판소는 구글의 검색결과에서 특정인이 개인정보와 관련된 링크의 삭제를 요구할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 후 유럽연합의 규정안은 통과돼 시행에 들어갔다. 이 규칙 제17조는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하여 개인정보주체가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내용을 보면, 제1항에는 수집목적과 관련해 개인정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 개인정보에 관한 동의를 철회하는 경우, 개인정보의 처리가 위법한 경우 등 삭제사유를, 제2항에는 개인정보처리자의 합리적 조치 의무, 제3항에는 삭제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 등이 규정돼 있다.

독일은 연방정보보호법 제35조에 삭제청구권을 규정해 법률위반, 정보의 부정확성, 수집목적 등에 대한 위반의 경우에 인정하고 있다. 이 연방정보보호법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대해서도 적용되는데, 글로벌 기업의 주소가 유럽이 아니라도 유럽 내의 장소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주체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올린 자신의 게시물의 삭제를 청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삭제·정정요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 제36조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개인정보의 정정 또는 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독자적 기본권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정보주체가 인터넷상 자신의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검색목록에서 삭제해 더 이상 자신의 정보가 인터넷상에서 알려지고 이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잊혀질 권리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서 나온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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