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국가의 국민보건 보호의무
[인권칼럼] 국가의 국민보건 보호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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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되고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많은 국가가 혼란과 비탄에 빠져있다. 이런 호흡기 질병은 국경에 상관없이 인간을 숙주로 해서 전파된다는 것에 심각성이 있다. 특히 요즘같이 세계화시대에 교류가 빈번하다보니 호흡기 질병은 순식간에 전파돼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도 병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이 병의 특징상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초기에도 전파가 되다보니 예방하기도 어렵고 방역도 어렵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 간의 접촉을 차단하고 방역에 힘써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행 헌법은 명문의 규정을 통해 국가의 의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해 국민의 보건권을 보장하고 있다. 물론 이 보건권은 사회적 기본권으로 국민이 보건과 관련해 침해를 받았을 때 자유권처럼 국가에 대해 그 보호를 무조건 요구할 수는 없다.

헌법은 제36조 제3항에서 보건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보건이란 사전적으로는 건강을 온전하게 잘 지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병의 예방이나 치료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이다. 그런데 헌법이 보건이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건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학계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렇지만 건강이란 정신적·육체적으로 튼튼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양자의 차이는 기본권의 주체에 중심이 있는지 국가의 보호의무에 중심이 있는지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보건권이든 건강권이든 헌법이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규정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보건에 국가가 어느 범위까지 보호해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이다. 사회적 기본권은 그 규정으로부터 직접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보건권의 경우 국민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의 급부와 배려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봐야 한다.

보건권에 관한 헌법규정은 국가가 개인의 건강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소극적인 의미를 넘어서 국민의 보건을 위해 필요한 제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면을 포함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헌법 제36조 제3항의 의미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국민의 보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이 조항이 국가에게 국민의 보건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이상, 국가에게는 적극적으로 국민의 보건권 보호를 위한 조치의무가 있다.

헌법이 보건권을 규정해 보호한다고 해도, 국민이 국가에게 구체적으로 급부와 배려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보건권에서 지향하는 국민의 건강 보호에서 건강이란 음식, 물, 주거, 위생, 자연환경, 근로환경 등 여러 자연적·사회적·경제적 요인들의 복합적 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제도를 만들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갖게 되므로 개인이 국가에게 특정한 조치나 정책을 요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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