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비교하던 트럼프의 ‘오판’… 미국의 확진자 최다 ‘오명’으로
코로나·독감 비교하던 트럼프의 ‘오판’… 미국의 확진자 최다 ‘오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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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규제 연장하는 발표를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규제 연장하는 발표를 하면서 "정부 지시에 잘 따르는 것은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시민은 희생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대단히 고통스러운 2주일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04.01. (출처: AP/뉴시스)

“독감으로 경제활동 막진 않아”

트럼프, 코로나19 가볍게 봐

 

그러나 美 확진자 30만명 돌파

중국 공식 확진자의 4배 육박

 

뒤늦게 ‘전시 대통령’ 선언

“앞으로 2주, 참혹한 시기”

“세계대전 후 이런 사망자 처음”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한 초창기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태도가 무색하게 미국 내 코로나19는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미국이 단연 1위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5일 오후 4시(한국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1만 1637명이다.

발병 근원지인 중국의 공식 확진자 수 8만 1669명(월드오미터 기준)에 4배에 육박한다.

같은 시각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가 운영하는 실시간 집계 사이트(Coronavirus COVID-19 Global Cases by the Center for Systems Science and Engineering (CSS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JHU))에 따르면 31만 2237명이다.

실시간과 정적 통계가 서로 1000명 단위의 차이가 날 정도로 미국에선 시간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증가세엔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 또는 ‘오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의 5일 오후 4시(한국시간) 기준 각 국의 확진자 수. 사진에선 미국이 맨 위이며, 중국이 가장 아래이다. (출처: 월드오미터 캡처)
세계적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의 5일 오후 4시(한국시간) 기준 각 국의 확진자 수. 사진에선 미국이 맨 위이며, 중국이 가장 아래이다. (출처: 월드오미터 캡처)

◆독감과 코로나19 비교하며 ‘낙관’

트럼프 대통령은 초창기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는 3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독감으로 미국인 3만 7000명이 사망했다”며 “연평균 사망자가 2만 7000~7만명 정도지만 아무 곳도 폐쇄되지 않고 경제와 생활은 계속 돌아간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이 글을 게재할 당시 미국의 확진자 수는 546명이었고, 사망자는 22명이었다. 독감보다도 못한 코로나19 때문에 미국 경제가 멈춰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시 미국 증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서킷 브레이커(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발동되며 폭락에 폭락을 거듭할 즈음 나온 발언이었다.

◆‘부활절’에 경제활동 재개 꿈꿔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4일(현지시간)엔 폭스뉴스를 통해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이 나라가 다시 (경제 활동 등을) 시작하도록 열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 발언은 3월 14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11일 만에 나온 것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이 “코로나19와 독감을 비교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징적인 전환점”이라고 보도한 게 무색해 보일 정도의 언사였다.

다행히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등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 전문가들이 ‘코로나19로 미국 내 사망자가 10만~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들고 설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화 계획을 철회했다고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규제 연장하는 발표를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규제 연장하는 발표를 하면서 "정부 지시에 잘 따르는 것은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시민은 희생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대단히 고통스러운 2주일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04.01. (출처: AP/뉴시스)

◆발병 초기 방역당국 대응도 미흡

발병 초창기 미국의 검사 능력도 지금의 사태를 예고했다는 의견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3월 2일(현지시간) 기사를 통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하루 400건의 진단검사밖에 소화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검사 기준 자체도 엄격해 의심증상이 있음에도 검사를 못 받고 돌아서기 일쑤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그 사이 무증상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시를 누볐고, 이 같은 현실이 현재의 확진자 수를 낳았다는 게 미국 현지의 분석이다.

미국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은 뉴욕 주는 넘쳐나는 사망자에 냉동 트럭까지 동원해 시신을 안치하고 있다. 뉴욕 주의 사망자는 4일 기준 3565명이며, 확진자는 11만 3704명이다. 해당 주만으로도 중국의 공식 확진자 수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브루클린 병원 센터에서 의료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냉동 트럭에서 내려 옮기고 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1일 기준 7만5795명으로, 사망자는 1천550명으로 집계됐다. 2020.04.01. (출처: 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브루클린 병원 센터에서 의료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냉동 트럭에서 내려 옮기고 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1일 기준 7만5795명으로, 사망자는 1천550명으로 집계됐다. 2020.04.01. (출처: AP/뉴시스)

◆“힘든 시기 될 것” 급작스런 태세전환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많은(a lot of)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매우 치명적인(deadly)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발언했다.

세계대전까지 언급하면서 많은 사망자가 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만들어진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법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대통령이 주요 물품의 생산 확대를 지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다.

어느덧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만만한 모습은 사라지고 최악의 2주를 대비하는 ‘전시 대통령’만 남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트위터. 멜라니아 여사는 “주말이 다가오면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나 안면 가리개를 착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트위터. 멜라니아 여사는 “주말이 다가오면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나 안면 가리개를 착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4.5

◆그럼에도 “마스크 안 쓴다”며 CDC 권고 무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CDC의 권고도 “나는 안 쓸 것”이라며 거부하는 등 아직도 완벽한 코로나대응까지는 잰걸음 중이다.

트럼프의 이 반응엔 영부인 멜라니아 마저도 “주말이 다가오면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나 안면 가리개를 착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고 트윗하면서 다른 의견을 냈다.

과연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2주’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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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20-04-05 22:47:03
이상하리만큼 트럼프와 시진핑이 닮은꼴이다. 패권주의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