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한 시민이 신분증과 마스크를 손에 들고 걸어가고 있다. 주중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은 주말과 휴일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하다.ⓒ천지일보 2020.3.14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한 시민이 신분증과 마스크를 손에 들고 걸어가고 있다. 주중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은 주말과 휴일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하다.ⓒ천지일보 2020.3.14

국제우편, 우체국서 거절당해

미국 사재기소식에 ‘걱정태산’

국민청원 게시판 글까지 등장

[천지일보=신창원·최빛나 기자] “다른 누구도 아닌, 내 딸에게조차 마스크를 보낼 수 없다는 이 참혹한 현실이 너무 답답합니다….”

인천에 거주하는 조재원(가명, 69, 남)씨는 미국에서 가정을 이루며 직장에 다니는 큰 딸에게 마스크를 보내려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일고 있는 미국에선 ‘사재기 열풍’으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조씨는 보건용 마스크를 국제우편으로 보내기 위해 지난 18일 우체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일회용 마스크 해외반출 금지’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우체국 직원은 정부에서 내려온 지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조씨는 울분을 토했다. 그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도 아니고 내 딸에게 보내는 것인데 그것도 안 되냐”며 흥분했다.

이어 “지금 미국 마트에서는 먹을 것 사는 것도 어렵다고 한다. 마스크 같은 의료물품 구입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했다”며 “친딸에게 마스크도 보내지 못하는 이 현실과, 이런 사태를 만든 우리나라 정치와 정부의 처사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약국 유리문에 주변 약국의 공적 마스크 판매 약국과 시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주중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은 주말과 휴일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하다.ⓒ천지일보 2020.3.14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약국 유리문에 주변 약국의 공적 마스크 판매 약국과 시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주중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은 주말과 휴일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하다.ⓒ천지일보 2020.3.14

현재 미국 내에선 코로나19 방역물품인 마스크나 손세정제뿐만 아니라 화장지, 물, 냉동식품, 통조림 캔, 파스타, 밀가루 등 생필품과 식료품을 무분별하게 사재기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의 식품코너와 생필품 코너는 텅텅 비어있는 모습이 보도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공포감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화장지 사재기 열풍’의 경우 “화장지와 마스크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다”는 가짜 뉴스가 SNS상에 떠돌기 시작한 이유도 한몫을 했다.

미국 워싱턴주의 타코마 시내에서 코로나 19 대비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쇼핑객들.  주민들은 코로나 19의 장기화를 두려워하면서 화장지와 식품 등 생활용품을 다량 사들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워싱턴주의 타코마 시내에서 코로나 19 대비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쇼핑객들. 주민들은 코로나 19의 장기화를 두려워하면서 화장지와 식품 등 생활용품을 다량 사들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우리나라는 마스크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행정력을 가동했고 미국과 같은 사재기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도 마스크를 구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가 해외로 수출돼 나가는 것은 자국민을 위해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일부터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의 일환으로 국제우편을 통한 보건용 마스크 해외 반출을 금지했다. 인도적 목적으로 해외로 반출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사실상 개인이 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낼 수 있는 마스크는 면 소재일 뿐이다. KF인증을 받은 마스크 안에 들어가는 재료인 멜트브로운 필터 자체가 해외반출이 불가능하다보니 보건용 마스크 역시 국제우편 발송이 금지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에 있는 가족들에게 마스크를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외교민들에게 의료마스크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청원인은 “해외에 있는 대한민국 교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면서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미국 사회에서 마스크를 구매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면 마스크 이외에 의료용 마스크를 한시적으로라도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한 약국 앞에서 약사가 '공적 마스크 매진' 안내문을 약국 유리문에 붙이고 있다. 주중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은 주말과 휴일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하다.ⓒ천지일보 2020.3.14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한 약국 앞에서 약사가 '공적 마스크 매진' 안내문을 약국 유리문에 붙이고 있다. 주중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은 주말과 휴일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하다.ⓒ천지일보 20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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