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세연 보건복지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세연 보건복지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천지일보 2020.3.10

11조 7000억원 규모 추경안 제출

오제세 “추경에 마스크 예산 없어”

2월 국회 내 처리 어려울 가능성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회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를 시작했다. 국회는 2월 정기국회 내 추경안 처리를 할 예정이다.

총 11조 7000억원 규모인 이번 추경안은 2003년 사스(4.2조원), 2015년 메르스(11.6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구성됐다.

다만 지난 전염병 위기보다 확산세가 거센데다 경기위축 우려로 인해 추경안을 놓고 여야의 의견차가 적지 않아 논의 초반부터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안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각 상임위는 추경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 부처의 추경안을 심의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 감염병 검역·진단·치료부문에 2조 3000억원을 배정했다. 이중 전국 병원에 음압병실 120곳을 확충하는데 300억원, 환자 이송을 위한 음압구급차 146대 구매에 292억원을 쓴다.

아울러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장비확충에 98억원, 영남권과 중부권에 감염병 전문병원 2곳을 추가 확충하는데 45억원을 책정했다.

가장 많이 지적된 부분은 마스크 문제였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보건물품 부족이 심각한데 대한 추경예산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마스크 소관 부처임에도 이에대한 예산이 하나도 반영돼 있지 않다”며 “국민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부는 알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에 대한 부분은 확보된 예비비로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이나 저소득층에 마스크 지원을 위한 수량은 3조 4000억원의 예비비로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스크 생산량 증대를 위한 예산지원에는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강도태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예산안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강도태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예산안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10

오 의원은 “10조원이 넘는 추경을 하면서 당장 필요한 마스크 확보 예산이 들어있지 않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추경을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김순례 의원은 “공적판매처로 나선 약국에 마스크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현장에서의 불만이 크고 약사들의 피로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굳이 마스크 유통을 정부가 직접 하지 않고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업체를 선정했느냐를 묻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마스크 유통 회사가) 어떻게 선정됐고, 이에 대한 국민 공분이 왜 커지는지 철저히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차별 살포되는 현금복지성 정책에 대한 실효성 지적도 이어졌다.

통합당 김명연 의원은 “노인일자리 참여자에게 소비쿠폰 인센티브 1281억원을 주겠다고 추경안을 올렸는데 이게 무슨 대책이냐”며 “자체가 코로나19 사태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중지하고 있는데 왜 이런 예산을 편성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순례 의원도 “정부에서 아이특별돌봄 쿠폰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1인당 10만원씩 4개월간 준다는데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은 육아 때문에 생계를 꾸릴 직장을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안심 돌보미를 지원하거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각 상임위에서 추경안 심사를 마치는대로 예결위로 옮겨 세부심사에 돌입한다.

예결위는 11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대상으로 종합정책질의를 가진뒤 13일과 16일 양일간 예산조정소위를 연다.

여야는 2월 임시회가 끝나는 17일까지 추경안을 통과시키는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지만 상임위부터 시작된 진통으로 본회의 통과까지는 험난한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학용 환노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학용 환노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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