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범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몰래카메라 범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하철 등 대중이용이설서 범행

범행했던 곳서 다시 같은 범죄

카메라 이용촬영 5년 새 5배↑

불법촬영 절반은 벌금형 그쳐

미성년 피해자 23.3%나 차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많은 수의 성범죄자가 자신이 했던 수법 그대로 성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확대로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지난 2000년 7월 청소년 대상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제도가 도입된 이후 20년간 누적된 7만 4956명의 성범죄자와 2901명의 재범자 특성을 분석한 ‘2020 성범죄백서’를 최초로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하철 또는 기차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다. 이곳에서 성범죄로 붙잡힌 범인의 62.5%가 다시 같은 곳에서 범행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으로 목욕탕·찜질방·사우나가 60.9%, 버스 53.1%, 공중화장실 44.8%, 범죄자의 주거지 37.2%로 나타났다. 확인된 재범자 2901명의 36.5%(1058명)가 원죄명과 동일한 장소를 범죄지로 선택한 것이다.

법무부는 “성범죄발생 장소가 교통수단, 찜질방 등 대중이용시설이 많은 것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보급이 일반화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 급증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서에 따르면 2013년 412건에 불과하던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는 2018년에는 2388건이 등록됐다. 5년 새 5.8배가 급증한 것이다. 해당 범죄를 저지르는 연령은 30대 39%, 20대 27%로 20~30대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또 이들에 대한 처벌은 벌금형이 5268건(56.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집행유예가 2822건(30.3%), 징역이 763건(8.2%)이었다.

범죄 수법이 용이한 만큼 이 같은 범죄의 재범률도 75%에 달했다. 이어 강제추행(70.3%), ‘공중밀집장소 추행(61.4%)’ 등이 여타 범죄에 비해 1·2차 등록죄명의 일치율이 높았다.

범행수단 측면에선 수면·음주·약물을 사용해 재범한 비율이 45.1%로 가장 많았다.

시간별로는 오전 3~6시가 28.1%로 재범률이 가장 높았다. 가장 조용한 시간인 만큼 재범의 유혹도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범률이 아닌 각 범죄별 발생시간은 달랐다. 2014년 이후 성폭력범죄의 발생 시간을 비교해 보면 오후 9시부터 오후 11시 59분 사이 일어난 범죄가 15.6%로 제일 많았다. 다음이 오후 6~9시 사이로 12.5%였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익대 몰카 사건 수사’로 촉발된 여성들의 3차 항의 집회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집회는 지난 5월 19일과 지난달 9일 혜화역 인근에서 두 차례 열렸다. ⓒ천지일보 2018.7.7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익대 몰카 사건 수사’로 촉발된 여성들의 3차 항의 집회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집회는 지난 5월 19일과 지난달 9일 혜화역 인근에서 두 차례 열렸다. ⓒ천지일보 2018.7.7

법무부는 “이처럼 많은 성범죄자가 유사한 수법으로 재범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범죄자의 정보를 등록해 공개하고, 고지하는 성범죄자관리제도는 성범죄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등록된 성폭력범죄의 유형별 발생건수를 살펴보면 강제추행이 44.1%를 차지했다. 이어 ‘강간 등 범죄’가 30.5%, 카메라 등 이용촬영이 12.4%이었다. 이들 범죄가 전체 등록대상의 약 87%를 차지했다.

죄명별 처벌은 강제추행은 집행유예가 43.2%, 벌금이 38.4%, 징역 16%로 집계됐다. 강간 등 범죄는 징역이 51.6%로 강력범죄의 특성을 보여줬으나, 집행유예도 46.1%에 달했다. 카메라 등 이용촬영은 범죄자의 절반이 벌금(56.5%)형을 받았다. 집행유예는 30.3%였다.

성범죄자 성별은 전체의 96.3%가 남성으로, 대부분의 성범죄는 남성이 저지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연령은 19~24세(25%)가 제일 많았다. 미성년자인 13~18세도 23.3%나 차지했다.

법무부는 “성범죄 분석 결과를 적극 활용해 모든 국민이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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