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천지일보가 27일 본사 3층에서 ‘2020년 한반도 정세를 진단하다’란 주제로 신년 좌담회를 열고 있다. 이상면 대표이사의 사회를 맡았으며, 남광규 소장·고유환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9.1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천지일보가 27일 본사 3층에서 ‘2020년 한반도 정세를 진단하다’란 주제로 신년 좌담회를 열고 있다. 이상면 대표이사의 사회를 맡았으며, 남광규 소장·고유환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9.12.28

‘2020년 한반도 정세를 진단하다’

패널로 남광규 소장·고유환 교수

[천지일보=명승일, 김성완 기자]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무력도발 감행을 시사했던 북한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못을 박은 연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말까지 북한이 도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본지는 27일 본사 3층에서 ‘2020년 한반도 정세를 진단하다’란 주제로 신년 좌담회를 열었다. 패널로 나온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과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군사행동 여부에 따라 북미관계의 향배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북미관계에 대해 고유환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이 가장 큰 목표라서 그동안 성과로 내세웠던 한반도 관리 부분에서 북한이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도 비핵화 결심 배경에는 경제를 발전시켜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쁜 행동을 해서 (대북)제재가 강화되면 그 부분은 영원히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그런 점에서 (평화) 프로세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북미 간 양자협상 구도를 그대로 가져갈지, 아니면 중국이 개입한 4자 구도로 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며칠 남지 않은 올해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북한이 자기 길로 가거나 군사적 시비 형태를 보여준다면, 2017년 이전 상황보다 위기 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며 “만약 극적인 북미 간 타협안이 나오면 그걸 모멘텀으로 해서 상당히 긍정적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연말까지라고 시한을 잡은 게 스스로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으로 봐선 미국은 기본입장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관심은 며칠 안 남은 사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다. 그러다 보니깐 간접적 형태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 역시 “미국은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될 때 (제재를) 풀겠다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서 북한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성의를 보였다고 보고 있고, 미국이 셈법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면서 연말까지 왔다”고 평가했다.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고 교수는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서 운전자 역할론을 펴면서 일정한 역할을 한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하노이회담 당시 우리를 믿고 영변 핵단지 영구 폐기와 상응조치 교환이란 합의가 거의 이뤄진 것으로 보고 갔는데, 미국이 결국 빅딜안을 내면서 깨졌다”며 “남측 역할에 대해 북한이 불만을 품고 ‘오지랖’이란 표현을 쓰면서 당사자가 되라고 했다. 이후 현재까지 남북관계는 사실상 단절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고 교수는 “결국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고, 미국의 의도를 너무 믿은 문제가 있었다. 그 두 가지 문제로 올해 1년은 이렇게 왔다”며 “그러나 이제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배제하고 미국으로 갈 순 없다. 그래서 북미관계가 잘되든 안 되든 내년도 남북관계는 또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나가려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남 소장은 “남북관계도 결국 북미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구속받는다. 그게 어느 정도 여지가 생기면 거기에 따라 남북관계도 다시 탄력을 받고 작년에 합의한 여러 부분에서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처럼 계속 막힌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그리고 북한이 우리 정부의 역할을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여건이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역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이라며 “한 번에 끝날 수 있는 게 아니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지금 단계에선 북한이 적어도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조치를 했다는 객관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이 선행돼야 미국으로부터 행동변화를 이끌 명분이 확보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중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 대해 고유환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북미협상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교수는 “거기에 대해 지도자가 이야기한 것과 비춰봐서 뭔가 새로운 길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한다. 획기적인 새로운 길은 나올 수 없다고 본다”며 “올해 간 길이 새로운 길이다. 사실상 올해 핵무력이나 국방력이나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발전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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