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김문수 서울시자 후보의 유세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6.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김문수 서울시자 후보의 유세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6.12

유력 인사 겨냥 “전략지로 가라”

당사자 거론 홍준표·김태호 반발

“대선서 이기는 길 가려는 것”

공천 배제 검토… 극한 대립 예고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내에서 유력 인사들을 겨냥한 험지 출마론이 분출하면서 공천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총선기획단이 최근 당 대표급 인사들을 향해 ‘전략적 지역’에 출마할 것을 권고하면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선이 비교적 쉬운 영남 등 ‘텃밭’ 지역이 아닌 험지로 출마할 것을 요구한 셈이어서, 영남권 출마를 준비 중이던 인사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험지 출마론의 대상자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험지에서 한 석 보태는 것만이 당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며 “나는 머릿수나 채우는 그런 용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쉬운 길 가려는 것이 아니라 대선에서 이기는 길을 가려는 것”이라며 “출마지가 결정되면 그때 가서야 왜 그런 지역에 출마하는지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상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그는 험지 출마론에 대해 “어떤 형태든 (국회) 진입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번은 때가 아니고, 오히려 총선 이후에 더 큰 희생적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당 중진들이 험지 출마를 거부할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결단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험지 출마론은 한국당 지도부의 고강도 쇄신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최근 단식투쟁 등으로 당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며 강도 높은 물갈이를 예고했다. 총선기획단도 공천 심사 과정에서 현역의원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험지 출마 요구를 둘러싼 갈등은 당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중진 용퇴론’과 ‘지도부 용퇴론’이 분출한 상황이다. 황 대표 역시 용퇴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황 대표부터 비례대표가 아닌 서울 종로 등 지역구에 출마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공천을 둘러싼 갈등 이면엔 대권 구도와 맞물려 있다는 시각이 많다.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대권주자로의 입지를 다지려는 황 대표와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서 국회 입성이 필요한 대권잠룡 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공천 과정에서 첨예한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중진급 의원이나 대권잠룡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다른 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표 분산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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