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프로벨 독일 바이로이트대학교 명예교수(자연보호연맹 보존부 총책임자)가 12일 서울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19년 DMZ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2
카이 프로벨 독일 바이로이트대학교 명예교수(자연보호연맹 보존부 총책임자)가 12일 서울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19년 DMZ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2

DMZ 문화유산·자연유산을 세계유산 등재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독일 그린벨트와 한반도 DMZ는 지리적 역사적 차이는 있지만 유사성도 많다. 인간에겐 고통이었지만 자연에게는 기회가 됐고, 어둡고 슬픈 역사적 사건과 이야기를 기억해야 하지만 자연과 경관, 생명을 보존함으로써 미래를 희망해 보는 그것입니다.”

카이 프로벨 독일 바이로이트대학교 명예교수(자연보호연맹 보존부 총책임자)가 12일 서울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19년 DMZ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 이같이 밝혔다.

비무장지대(DMZ)란 조약이나 행정에 의해 무장이 해지된 완충지대를 말한다. 무력충돌을 방지하거나 국제적인 교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되며, 이 지역에서는 군대, 무기배치, 군사시설 설치가 금지된다.

문화재청·경기도·강원도가 공동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국제학술심포지움은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화순 행정부지사, 정만호 경제부지사의 축사와 에르네스코 오토네 유네스코 문화 사무총장보, 후베르트 바이거 독일 그린벨트연맹 사무총장의 영상 축사로 이어졌다.

이번 심포지움은 독일·베트남·헝가리 등에 속한 국제적 냉전유산과 관련된 사례 발표와 한반도 DMZ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카이 프로벨 교수는 ‘독일의 그린밸트 30년, 뛰어난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 보존활동의 성과와 미래’라는 주제발표에서 “비무장지대는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갖고 보존·관리를 해야 한다”며 “DMZ의 요새화 지역을 허물지 말고 역사적인 유적지가 될 수 있도록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자연·인간과의 평화 유지를 원하며 진정으로 통일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세계유산등재에 대해선 “창의적으로 빚어진 걸작에 해당해야 한다”며 “건축이나 기술, 기념비적인 예술, 도시계획이나 조경 디자인의 발전에 있어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환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베트남 응우엔 판 폭은 “한국의 DMZ에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인상적이었으며 정말 아름다웠다”며 “베트남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교류해 휴전선의 개념을 떠나 한국의 DMZ가 세계유산에 등재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헝가리의 이스트반 바르가는 ‘헝가리 냉전군사유적지의 문화적 활용’이라는 발표에서 “헝가리 수도 부다베스트와 미사일 부대 지역에서 자랐다”며 “우리가 원하는 자유세대에 언제 들어갈 것인가 잘 몰랐다. 공산 영화처럼 100년 후에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언젠가 정부 관료들이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냉전이 끝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던 아버지의 말씀대로 이뤄졌다”며 “남북한이 평화롭게 통일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제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인류 평화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향한 노력에 동참함과 동시에 유엔의 전 세계 모든 회원국들에게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천지일보 2019.12.13
12일 서울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19년 DMZ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움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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