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제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제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4차 차관급 회의… “신남방·인도태평양 연계”

한중일+아세안 등 15개국 RCEP 협정 관련 中 일대일로 경계 차원일수도

美크라크 차관 “한미 경제관계, 안보경제까지 고려”… 中 화웨이 관련 발언인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미국 외교 당국이 6일 서울에서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열고 한미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은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미국은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안보·환경담당 차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서 회의를 갖고 경제현안 등을 놓고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SED는 지난 2015년 10월 한미 정상회의를 통해 설립됐으며, 한미 간 경제협력 사안을 논의하는 차관급 회의다.

양측은 회의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양국의 경제협력이 “한미 관계의 핵심축”이라면서 “양국 경제관계가 견고함을 확인했고 그 기반 위에서 경제협력과 상업적 연계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른 한미 간 협력 등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협력분야를 모색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발협력’ ‘인프라’ ‘과학기술과 디지털 연계성’ ‘에너지 및 스마트시티’ 등 4개 분야에서 연계 방안을 성명에 담았다.

성명서에는 주요 성과로 메콩 지역의 홍수·가뭄 완화를 개선하기 위해 외교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미국 국무부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참여한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2일 한미는 방콕에서 열린 차관보급 협의에서 두 전략의 협력에 관한 ‘설명서’를 채택했고 여기에 이번 차관급 회의에서 ‘공동성명’까지 도출한 것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과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과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미국은 이번 회의를 위해 역대 최다 규모의 대표단을 꾸려서 방한했고 데이비드 밀 국무부 무역정책협상 부차관보, 마크 내퍼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등 주요 당국자들이 포함됐다.

이러한 미국의 행보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일본·중국·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경협 관련 고위급 대표단 파견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부여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접점을 모색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우리를 끌어들이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과 무역분쟁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확장에 대해 자국 안보를 이유로 전방위적 경계를 하고 있고 동맹국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크라크 차관은 “한미 경제관계는 무역과 투자를 훨씬 뛰어넘어 국제적인 경제안보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 양측은 또 ‘보건안보’ ‘환경보호’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미는 향후 외교부 국장급과 미 국무부 부차관보급으로 구성된 실무급 대화를 개최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5차 회의는 내년 미 워싱턴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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