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부에노스아이레스 '모두의 전선' 대선 캠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오른쪽) 당선인이 지지자들에게 승리의 브이(V)를 그려보이고 있다.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부에노스아이레스 '모두의 전선' 대선 캠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오른쪽) 당선인이 지지자들에게 승리의 브이(V)를 그려보이고 있다.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면서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정치적 성향이 반대인 양국 정부의 갈등이 심화하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앞날도 불투명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선 하루 후인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요 언론은 ‘메르코엑시트(Mercoexit)’라며 메르코수르가 맞은 위기 상황을 전했다.

‘메르코엑시트’란 메르코수르와 출구(exit)를 합쳐 만든 용어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메르코수르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차지 정권이 시장개방을 반대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 후에는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면 아르헨티나를 블록에서 축출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지난 6월 말 FTA 체결에 합의했지만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대선 전부터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합의 수정을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의 메르코수르 탈퇴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메르코수르 탈퇴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탈퇴 시 충격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에 좌파정권이 재등장하면 시방개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메르코수르를 탈퇴해 독자 행보에 나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메르코수르에서 빠져 메르코엑시트가 현실화하면 메르코수르 유지 자체가 어려워진다.

외교·통상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탈퇴하면 메르코수르는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이 탈퇴하면 블록이 결국은 공중분해 돼버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으며 현재 볼리비아가 가입 절차를 밟고 있고 칠레·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가이아나·수리남은 준회원국이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좌파 정권 귀환은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에 이어 아르헨티나에도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힘을 잃던 중남미 좌파엔 힘이 실리게 됐고 아르헨티나가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우파 동맹은 흔들리게 된 것이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악담을 하며 “새 대통령에 축하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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