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 국정감사에서 질의 준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 국정감사에서 질의 준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8

당시 KT 인사담당자 법정 증언

“휴게실로 불러 ‘들으셨죠’ 물어”

“딸, 고개 끄덕이며 대응했다”

 

재판부, 김 의원 딸 증인 채택

김성태 “진실 밝힐 계기 될 것”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KT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이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계속된 재판에선 KT 채용 담당자가 김 의원 딸이 정규직 전환 채용 결과를 미리 알고 있던 걸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김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 혐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엔 2012년 김 의원 딸에게 정규직 채용 과정을 직접 설명한 당시 인사 담당자 권모(48)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씨는 “당시 김 의원 딸을 KT 서초사옥 16층의 직원 휴게실로 불러 ‘들으셨죠?’라고 물었는데 김 의원 딸이 ‘약간의 고개 끄덕임 정도’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아무런 설명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는데도 김 의원 딸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이다.

이어 권씨는 “평소 친분이 없는 상황에서 (인사팀장인 자신이) 뜬금없이 부른다면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김 의원 딸이) 그 목적을 모른다면 되물었겠지만 되묻는 것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 딸이 정규직 전환 채용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반응이라는 취지다.

권씨는 20년 가까이 인사업무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류접수가 정상적으로 끝난 상태임에도 중간에 태우는 것은 전무후무한 상황이어서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권씨는 이날 김 의원 딸에게 서류 제출과 온라인 인성검사 방법 등을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딸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한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23일 오전 1인 시위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딸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한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23일 오전 1인 시위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날 재판부는 김 의원의 딸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신 부장판사는 “그동안 검찰 쪽에서 신청한 김 의원 딸의 증인에 대해 검토를 했고 계약직,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 증인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진술 거부권은 재판장에 출석한 뒤에 결정할 일이다. 그동안 재판부는 김씨와 피고인이 가족관계여서 증인으로 적절한지 검토했지만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앞서 김 의원은 재판 직전 기자들에게 “검찰이 증인들과 말을 맞추는 등 증언을 교사,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의 허위 진술에 의지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2년 당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간사였던 김 의원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극렬 반대하는 대가로 딸을 KT에 채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취업기회의 제공도 일종의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과 그의 딸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만큼 김 의원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다.

2011년 4월부터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김 의원의 딸은 2012년 하반기 KT 대졸공채를 통해 정규직으로 다시 채용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김 의원 딸이 서류 접수도 하지 않고 채용절차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성검사와 인성검사가 끝난 2012년 10월 19일에야 입사지원서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적성 시험 결과도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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