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 국회기자단(가칭)) ⓒ천지일보 2019.10.22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 국회기자단(가칭)) ⓒ천지일보 2019.10.22

황교안 “빚을 내서라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바른미래당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한 연설”

정의당, 탄력근로제 보완 입법 주문 등 비판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총 513조 규모의 ‘슈퍼 예산’을 강조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국회를 찾아 지난 2년 반 동안의 재정운영 성과와 2020년도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설명하고 민생경제를 위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고 운을 뗐다.

이 대변인은 “IMF 등 여러 국제금융기구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현 시점에서 재정확대는 경제하방 위험성에 대응할 마지막 카드”라면서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 국제신용평가기관의 평가 등 객관적 지표로 우리경제의 재정건전성은 검증됐고 2020년도 예산안이 원활하게 통과되어 민생경제 활력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년 예산은 우리경제의 ‘혁신의 힘’과 ‘포용·공정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라며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 반 동안의 노력의 성과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했다. 혁신·공정·평화적인 경제로 ‘함께 잘 사는 나라’는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배신하는 국회가 되려는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일부 야당은 “절망스러운 시정연설”이라고 혹평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했는데, 대통령의 인식과 처방이 이런 수준이라면 내년엔 더 큰 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이 경제 현장도 다니고 기업도 만난다고 해서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역시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고집불통이라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정연설을 요약하면 결국 ‘빚을 내서라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 외교‧안보 정책 등 총체적 실패에 대해선 반성은 단 한 줄도 없었다”며 “국민이 뭐라고 하든 잘못된 정책도 절대로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북구 노원동에 위치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열린 한국당 경제 비전 현장설명회인 ‘민부론이 간다’의 일환으로 대구·경북 기업인 및 언론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6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북구 노원동에 위치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열린 한국당 경제 비전 현장설명회인 ‘민부론이 간다’의 일환으로 대구·경북 기업인 및 언론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6

황 대표는 “이번 정국에 나라와 국민의 운영이 걸려있다”며 “우리당이 현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면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국민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찾을 수 없었던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이 협치의 새출발이 아닌 정쟁의 불씨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우리 경제가 엄중하다는 상황인식을 평가했지만 대통령의 확장재정의 내용은 위기 극복을 위한 일시적 조치가 아닌 복지확대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평화 경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평화경제 제안에 북한은 ‘삶은 소대가리 운운하며 여러 번 거절의사를 밝혔고 축구경기조차 맘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은 변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여러 대목에 동감하지만 몇몇 중요한 부분에서는 아직 대단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 ⓒ천지일보 DB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 ⓒ천지일보 DB

특히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관련해 기업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탄력근로제 보완 입법을 주문한 것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과 탄력근로제 축소는 세계 최장 시간의 노동으로 심신이 피폐해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위해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하는 정책”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아직까지 장시간 노동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렇게 노동존중 정책을 후퇴시킨다면 과연 과거 정권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직접 예산시정연설에 참석해서 예산의 취지를 설명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불평등과 격차의 심화, 서민들의 고통, 사회적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서 성찰과 다짐보다 자화자찬과 희망에 강조점을 둔 시정 연설에 많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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