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2019.10.12

中, 400억~500억 달러 규모 美농산물 구매하기로 합의

트럼프 “서면, 3~5주 정도 걸려”… 美재무 “할 일 더 있어”

美 언론 “지식재산권·기술이전 강요 등 중요한 과제 남아”

[천지일보=손성환·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 분쟁 관련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AP·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진행한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은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통화, 일부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며 “양측은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는 아직 서면으로 돼 있지 않다”면서 합의문 작성까지 “3∼5주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류허(劉鶴)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이러한 내용으로 합의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미 백악관은 시 주석의 친서를 공개했는데, 시 주석은 친서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우리 양국과 세계 전체의 이익에 기여한다”며 “양측이 안정과 협력, 조화에 기반해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진전시키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상호 존중이라는 바탕 하에 차이를 다루기 위해 함께 일하고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자”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7년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기술이전을 문제 삼고 조사에 나선 뒤 지난해 7월 이에 대한 조치와 무역적자 해소를 이유로 고율 관세를 중국에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맞대응을 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1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제 미중 간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25% 관세율을 30%로 올리려고 했던 방침을 보류하고 관세율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신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출처: 미 백악관 유튜브)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출처: 미 백악관 유튜브)

하지만 이번 합의는 제한적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미중 합의에서는 12월부터 시행될 관세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주요 문제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만 할 일이 더 많이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관련해서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할지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말 미국은 중국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후 8월 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간 환율전쟁도 벌어졌다.

므누신 장관은 또 “이번 합의 내용에 중국이 금융서비스 회사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미 대표단은 류허(劉鶴)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과 10일부터 이틀 간 협상을 벌였다. 협상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류 부총리를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매우 힘든 협상가들”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단기적 협상이 이뤄졌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중국이 자국시장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을 상대로 기술 기밀 등을 넘겨줄 것을 강요하는 문제에 대해 차후 협상에서 다뤄야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제한적인 합의로 단기적인 문제들을 해결했다면 가장 중요한 논쟁이 남았다”며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중국의 자국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을 향해 미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기업에 대한 산업보조금 지급 금지’ ‘환율조작 금지’ ‘농산물·서비스 시장 개방’ ‘사이버 절도 근절’ ‘미중 무역합의의 이행강제체제 확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협정에서는 중국 통신사 화웨이에 대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고 별도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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