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오른쪽) 당시 관방부장관이 2013년 5월 블로그에 게재한 사진. 가운데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 이사장이다. (출처: 연합뉴스)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오른쪽) 당시 관방부장관이 2013년 5월 블로그에 게재한 사진. 가운데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 이사장이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단행 예정인 개각에서 한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해온 인사들을 대거 중용할 예정이다.

10일 NHK 등 일본 언론들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을 문부과학상에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기우다 대행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한명이며,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계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3년 아베 총리와 아베 총리의 측근인 가케 고타로 가케 학원 이사장과 야외 캠프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가케 이사장은 사학 스캔들의 핵심 인사이며, 하기우다 대행도 아베 총리와 함께 이 스캔들에 연루됐었다.

아베 총리는 세코 경제산업상을 요직인 참의원 간사장에 임명할 계획이다.

아마리 선거대책위원장은 자민당의 중요 직책인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리 위원장은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2012년부터 경제재생상을 맡다가 2016년 대가성 자금수수 의혹으로 2선 후퇴했다.

이들 3명은 모두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주도하면서 한국을 향한 강경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왔다. 이들을 중요 보직에 기용하려는 배경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경제 조치가 성공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을 향해 적극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또한 모두 아베 총리의 측근인 만큼 ‘친 아베’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한일 갈등 국면에서 ‘결례 외교’를 불사할 정도로 강경 발언을 해온 고노 다로 외무상도 이번 개각에서 방위상에 기용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에 일본의 입장을 엄격하게 제시한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며 “외무상에서 퇴임하더라도 방위상에 기용함으로써 한국 측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게 반기를 들었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파벌인 ‘이시바파’ 소속 의원들은 베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가 ‘친구 내각’이라는 비판에 귀를 막고 측근들로 주요 요직을 채워넣는 데는 2021년 9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발생할 수 있는 조기 레임덕을 방지하는 동시에 개헌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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