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창간10주년 기획] 논란 그 후(1) 강남역살인사건, 경찰 노력에도 여성 불안 여전해
[천지일보 창간10주년 기획] 논란 그 후(1) 강남역살인사건, 경찰 노력에도 여성 불안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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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여성 인권에 대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 ‘강남역 살인사건’과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논란 속에 도입된 ‘김영란법’,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논란이 끊이지 않는 ‘4대강 사업’ 등 최근 10년간 우리사회에 파장이 큰 이슈들이 쏟아졌다. 본지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이슈들 가운데 6개를 선정, 현재 시점에서 돌아보며 달라진 점과 바뀌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진단해봤다.

2016년 5월 서울 강남구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한 시민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6년 5월 서울 강남구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한 시민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천지일보DB

경찰, 범죄취약공간 지정관리

여성 상대 범죄, 오히려 증가

여성폭력방지법 실효성 논란

전문가 “범죄예방 제도 필요”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10년간 발생했던 사건 중 지난 2016년에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의 인권 신장 운동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 수많은 여성이 거리에 나와 ‘여성 혐오(여혐) 범죄’를 규탄했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인권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게 흉기로 공격당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살해 동기로 “사회생활에서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해당 사실이 보도되자 강남역을 비롯한 전국 9개 지역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졌고 대규모 집회·시위도 일어났다.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피해자 추모 문구를 적은 메모지가 일주일 만에 2만개 이상 붙었다. 서울을 비롯한 9개 지역의 추모메시지는 총 3만 5350건에 달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사회도 본격적으로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심야시간대 귀가하는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범죄 취약 공간 2875곳을 여성안심 귀갓길로 지정해 관리에 들어갔다. 각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CPO)은 귀갓길 조도와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 등을 조사했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한 취약 요소 환경개선 등 예방활동에 나섰다. 여성가족부도 지역 관할 경찰관서 등과 협업해 각종 불법 영상 촬영물 유포와 불법정보 유통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흉악 강력범죄는 줄지 않았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여성을 상대로 한 흉악 강력범죄는 3만 490건으로 1년 전보다 10.7% 증가했다. 강력범죄만 놓고 보면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남성 대상 범죄보다 10배나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3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 집회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3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 집회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올해로 강남역 살인사건은 3주기를 맞았으나 사회변화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여전히 여성이 무시당하고 위협받는 사회인 건 변함이 없는 것 같다” “3년이 지났지만 여성인권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국가 책임으로 규정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적지 않다. 올해 12월 25일부터 시행될 이 법은 ‘여성폭력’에 대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겪는 사후 피해, 불이익 조치 등을 2차 피해로 정의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법의 취지는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예방적인 차원이 더 중요하다”며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예방적 차원보다는 사후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혼자 사는 여성도 늘었는데 이들이 살고 있는 원룸 등 주거지가 범죄에 너무 취약하다”면서 “안전하고 여성 친화적인 공간이 필요하며, 스토킹방지법과 같은 예방적 차원의 법안이 필요한데 계속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여성들이 사이버공간에서 느끼는 불안감도 해결할 문제”라며 “채팅앱 등 온라인공간에서 벌어지는 불법에 대한 해결책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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