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젊은 지도자들 중 한 명인 조슈아 웡이 지난 6월17일 홍콩 입법회의 인근에서 기자들에 둘러쌓여 있다(출처: 뉴시스)
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젊은 지도자들 중 한 명인 조슈아 웡이 지난 6월17일 홍콩 입법회의 인근에서 기자들에 둘러쌓여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31일 예고됐던 대규모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시민 안전을 이유로 취소됐다.

30일(현지시간) 홍콩 명보에 따르면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31일로 예고했던 대규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취소했다.

민간인권전선은 31일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연 뒤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었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취소 이유에 대해 “우리는 시위 참가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인권전선의 시위 취소 배경에는 집회와 행진 모두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홍콩 경찰의 강경한 입장과 전날인 29일 밤 홍콩 독립을 주장하다가 지난해 강제 해산된 홍콩민족당의 창립자 앤디 찬이 출국하려다가 경찰에 체포된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9일 낮에는 인권전선 공동대표 지미 샴이 괴한의 습격을 받았고, 중국 선전에서는 집결한 무장경찰의 시위 진압 훈련 장면이 공개되며 험악한 분위기가 현지 언론에 노출됐다.

인권전선은 홍콩 공공집회·행진 상소위원회에 경찰의 시위 불허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인권전선도 시위를 강행할 경우 경찰과의 대규모 물리적 충돌과 더불어 중국 인민해방군의 개입 등 좋지 않은 상황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점을 인식해 주말 시위를 전격 취소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번 시위 취소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체포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인권전선 측은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향후 행동을 고심하고 있다.

청년 정당 데모시스토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웡이 오전 7시 30분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던 중 미니밴 차량에 강제로 태워져 완차이의 경찰본부로 연행됐다고 밝혔다.

웡은 지난 6월 21일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경찰본부 포위 사건과 관련해 불법 집회 선동·조직·참가 등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슈아 웡은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혁명’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그는 지난 5월 우산혁명 당시 집회 해산 명령을 거부한 혐의로 징역 2월을 선고받았다가 한달 후 조기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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