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웡(오른쪽)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아그네스 초우가 30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슈아 웡(오른쪽)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아그네스 초우가 30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규제 덜한 종교집회 형태로 시위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위 주도 인사들에 대한 체포와 홍콩 경찰의 집회·행진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주말 시위가 31일 13주째 이어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 통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약 1000명의 시위대가 이날 오전 홍콩의 한 체육공원에서 ‘종교 집회’ 후 행진에 나섰고, 이후 시간이 갈수록 참가자 수가 늘고 있다.

특히 이날은 지난 2014년 8월 31일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애초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센트럴 차터가든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행진을 하며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AFP통신은 시위대가 이날 경찰의 집회금지 명령을 피하기 위해 규제가 덜한 종교집회 형태로 십자가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행진했다고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모세 복장을 하고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십계명에 빗댄 ‘오계명’을 손에 들고 다니기도 했다.

‘우산 혁명’의 상징적 인물로 30일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자신이 홍콩섬 주변을 쇼핑할 것이라면서 시민들에게 쇼핑을 가장한 시위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모여 거리 행진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를 막으려는 경찰은 다시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에 도로 점령을 멈추고 다른 시민들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경고한다”면서 “모두가 당장 현장에서 떠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에서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교집회라고 하더라도 30명 이상이 행진할 경우 경찰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관이 시위대를 향해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노란 깃발’을 펼쳐 든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는 등 긴장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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