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안전 근거 없이 판매” 지적

피해자 “기업, 책임 명확해야”

기업들 “피해자에 진심 사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빛나 인턴기자] “가습기살균제에 관련한 기사를 보고 애경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담당직원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후 전화한통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치가 아무리 돈 버는 데 있다지만 명확하게 책임지는 일까지는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다목적 홀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연 가운데 피해자 가족인 김태종씨는 이같이 말하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있는데 기업들은 아직까지 한마디 사과도 없다. 특조위에서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28일까지 진행되는 청문회 일정 중 이날은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한 기업에 대한 질타와 이에 대한 업계관계자들의 사과가 나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최창원 전 SK케미컬 대표를 비롯한 기업분야 증인들이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최창원 전 SK케미컬 대표를 비롯한 기업분야 증인들이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19.8.27

특조위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는 1994년 출시 이후 총 998만개가 팔려 약 400만명이 사용했다. 이 중 지금까지 신고한 피해자들은 6500여명이었고, 올해 8월 기준 사망자는 147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건강피해 인정을 받은 피해자는 800여명에 불과하다.

청문회 오전 세션에는 최태원 SK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전(前) SK케미칼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철 SK케미칼 대표이사, 이영순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특조위는 SK케미칼에 가습기살균제 최조 개발 경위 및 원료 공급과 제품 제조·판매 과정과 참사 대응과정의 문제점을 캐물었다. 애경산업에는 제품 제조·판매 과정 및 참사 대응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애경·SK케미칼의 피해지원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질문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한 피해자 어린이가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한 피해자 어린이가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심문위원으로 참석한 안종주 특조위 비상임위원은 “1993년 유공 바이오텍 사업팀에서 처음 가습기살균제 개발에 착수했다”며 “유공은 서울대 수의학과의 이영순 교수에게 독성물질이 흡입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유공은 이 교수의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판매를 시작했고, 보고서에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고 나왔음에도 제품을 판매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은 “2016년 국회 국정조사에는 이런 보고서가 없다고 했으면서 검찰 조사에서야 보고서 존재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철 SK케미칼 대표이사는 “2013년 언론에서 자료 요청을 받았을 때 여러 사정으로 공개하지 않았는데 2016년 국정조사에서는 자료를 내는 것은 사정을 번복하는 것이어서 부담스러워 내지 않았다”며 “2016년에 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되는 동안 기업이나 정부에서 안전을 한 번이라도 확인했다면 이런 참사가 생기지 않거나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는 “청문회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에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고통을 당하신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은 “피해자분들과 가족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재판결과에 따라 그에 맞는 대응을 하고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이번 기회에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