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운항 전면 중단돼
[천지일보=이솜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해 홍콩을 오가는 하늘길이 막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공항 측은 이날 오후 수천명의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자 홍콩을 오가는 남은 항공편 모두를 취소했다.
공항당국은 성명을 내고 “출발 편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 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항으로 가는 도로의 교통이 매우 혼잡하고 주차 공간은 가득 찼다”며 “홍콩 시민들은 공항에 오지 말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위대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이날 시위는 예정에 없었다. 그러나 전날 침사추이 지역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발사한 ‘빈백건(bean bag gun, 콩주머니총)’ 탄환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는 사태에 분노하는 등 항의하면서 벌어졌다.
빈백건은 시위 진압 장비로 살상력은 낮지만 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으로 타박상을 입힐 수 있다.
또한 전날 침사추이, 쌈써이포, 콰이청, 코즈웨이베이 등 홍콩 전역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최소 40여명의 시위대가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지난 6월 9일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는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퇴 요구 등 홍콩의 반정부 민주화 요구로 확산돼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갑작스러운 공항 폐쇄와 관련, 일부 폭력 시위를 향해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시위대에 분노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