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시가 지난달 18일 울산시의회에서 의결한 ‘울산광역시 원자력시설 안전 조례안’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재의를 요구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이 조례안이 법령에서 위임하지 않은 국가사무를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조례 조항은 제6조 제1항 ‘원자력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조사·검증하기 위해 시민·전문가 등으로 안전성검증단을 구성·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시에 따르면 원자력 시설 조사·검증 사무는 원자력안전법 제16조와 제98조,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제43조 제1항에 국가사무로 규정돼 있다.
지방자치법 제11조 제7호에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검사·시험·연구, 원자력 개발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술과 재정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무를 국가사무로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해당 조례안에서는 시민·전문가 등으로 안전성검증단을 구성·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나, 원자력안전법 제98조 제2항 등에서는 원자력시설에 대한 검사는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원자력이용시설 등의 구조와 성능, 보안, 방사선 장해 방지에 관한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시는 원자력시설 조사·검증 사무는 국가사무임에 따라 조례로 규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시의회에 공문과 함께 여러 차례 방문해 설명했다. 또 지난달 10일 열린 행정자치위원회 조례안 심사에도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지속해서 요청했으나 시의회는 해당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울산시 관계자는 “법령에서 위임하지 않은 국가사무를 조례로 규정하고 있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며 “위법한 조례안에 대해 재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