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장하는 스님. 일러스트 이경숙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나는 무신앙인이니까 스님한테 합장 안 해도 돼.” “개신교인인데 불교예법으로 인사하기는….” “허리를 숙여야 하나, 합장을 해야 하나?”

어느 날 특별한 자리에서 스님을 만나게 된 타종교인과 무신앙의 대답이다. 이렇듯 종교가 없는 사람일 경우 종교예법을 굳이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무심코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또 상대방의 종교가 우선인지 내 종교가 우선인지 갈등하다보니 인사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인사를 안 하기도 그렇다. 예의바르지 못한 사람으로 오인 받을 수 있기 때문.

이렇듯 종교인과 만날 때 종교식 인사법을 몰라 우물쭈물하는 경우가 있어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인사법을 보면 친한 사람에게는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고,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분을 뵈면 허리를 숙여 정중히 예를 갖춘다.

이런 우리나라의 사회 풍토가 있다 보니 종교인을 만나도 종교예법 보다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거나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나라의 4대 종단에는 개신교·천주교·불교·원불교가 있다. 그 중 개신교·천주교는 따로 특별히 정해진 종교 인사법이 없다. 그 나라별에 맞는 인사방식으로 예를 갖추면 된다. 반면 불교·원불교에서는 특별히 ‘합장’이라는 인사로 예를 갖춘다.

‘합장’이란 양 손을 모두 핀 상태에서 손바닥을 맞대어 가슴 앞에 모으고 고개를 가볍게 숙이면서 인사하는 종교예법이다.

종교 성직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방법이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 다만 세계가 우리나라를 다종교사회로 주목하는 만큼 우리가 먼저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는 면모를 갖추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와 사회가 상생의 관계가 되도록 기본적인 종교 소양을 갖추는 것도 종교인의 미덕이라 여겨진다.

<‘합장’의 의미>

‘합장’은 인도에서 일상적으로 인사하는 ‘나마스테’ 포즈와 비슷하다. 나마스테의 뜻을 풀면 ‘당신에게 보내는 경례’ 즉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불교·원불교에서 인사하는 ‘합장’도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상대방에게 존경을 표하는 예법이다. 성직자들은 신자든 비신자든 마주친 상대를 존중해 주고자 이에 맞는 예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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