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전경. (제공: 홈플러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전경. (제공: 홈플러스)

부진점포 스페셜로 바꿨더니

기존 점포보다 매출 더 늘어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항구적으로 지속가능한 유통사업자가 되기 위해 지난 2년간 전사적 사업구조 변신을 단행했고 그 문을 여는 열쇠는 ‘홈플러스 스페셜’의 성공에 있었다.”

25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임일순 사장은 지난해부터 실행해 온 전략과제의 주요 성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온오프라인을 넘는 올라인(올라운드) 유통을 선언하는 등 새로운 혁신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임 사장은 지난해 6월부터 문을 연 ‘스페셜’의 성과와 의미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항구적으로 지속가능한 유통사업자가 되기 위한 열쇠는 스페셜의 성공에 있었다”며 “점포 운영혁신을 통해 자원을 효율화하고 그 어떤 고객과 시장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스페셜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융합한 신개념 점포다. 슈퍼마켓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 핵심 상품을 한번에 살 수 있게 만들어 1인가구는 물론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게 했다. 고성장 중인 창고형 할인점의 구색과 가격을 갖추면서도 한곳에서 필요한 걸 다 살 수 없거나 용량이 너무 과한 창고형 할인점의 치명적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홈플러스의 시선이 쏠린 곳은 운영혁신이었다. 임 사장은 “상품 구색,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 등 유통 전 과정의 낭비 요소를 제거해 누구보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성장 유통 모델을 완성하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며 “현재 전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알디, 리들의 결정적 성공 요인도 운영혁신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단 매장 개설 비용부터 차이가 컸다.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이 드는 창고형 할인점 시공 비용과 기간을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게 매장을 확대, 6개월 만에 16개 점포를 스페셜로 전환했다. 1998년 처음 한국에 진출해 11년 만에 16호점을 오픈한 코스트코, 2010년 1호점 오픈 후 9년여 만에 16호점을 선보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출점 속도와 비교한다면 더욱 괄목할 만한 성과다.

상품 구색은 고객이 각 업태에서 가장 즐겨 찾는 아이템들로 정제했다. 대부분 상품은 박스 단위 진열(RRP·Readyto Retail Package) 또는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꾸고 박스나 팔레트는 완전히 빌 때까지 교체하지 않게 했다. 초특가(High & Low) 중심 프로모션은 연중상시저가(EDLP) 위주로 바꿨다. 이를 통해 하루 수십 번 창고와 매장을 오가던 진열 작업을 많게는 하루 1회까지 줄였다.

절감된 운용 비용만큼 상품 자체 마진율을 낮추고 가성비를 높였다. 보다 많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 협력사 이익을 높이고 협력사는 다시 좋은 상품을 홈플러스에 제안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점포 조직도 한 부서에서 고정 업무만 보던 직원들이 현장 상황에 따라 멀티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탄력적인 ‘통합 조직’ 구조로 바꿨다.

반응은 뜨거웠다. 운영 모델의 엄중한 측정을 위해 매출 부진 점포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셜 전환 16개 점포는 비전환 점포와 12% 이상의 매출신장률 차이를 기록했다. 특히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 기존 창고형 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경합 점포’ 매출신장률은 20%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년간의 운영혁신 모델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면서 올 하반기 스페셜 점포를 30여개, 2021년까지는 70~80여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페셜 성공을 기점으로 온라인, 몰, 상품, 고객 관계 등 사업 전 분야에서도 국내 유통업계에 유례없던 과감한 운영혁신을 가속해 침체일로의 시장에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임 사장은 스페셜 점포 전환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화한 것과 관련해 “전략 점포인 상위 25개 점포 강화하는 작업과 PB강화, 운영혁신 등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훨씬 개선된 실적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2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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