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의 북한 밀반출 전략물자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의 북한 밀반출 전략물자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1

일본 안전보장무역정센터 자료 공개해

“1996~2013년까지 30건 넘게 적발돼”

“스스로 블랙리스트 국가를 자인한 셈”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근 일본이 무역보복 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불화수소 북한 반출을 이유로 들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일본의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가 대북 밀수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은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전략 물자가 북한에 밀수출된 게 30여 건이 된다”며 “정작 북한에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수출한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CISTEC은 1989년 설립된 비정부기관으로 안보전략물자 수출 통제 관련 이슈를 연구하는 곳이다.

하 의원이 입수한 CISTEC 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일본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2013년까지 30건이 넘는 대북(對北)밀수출 사건이 일어났다. 여기에는 핵 개발이나 생화학무기 제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도 포함됐다.

1996년 1월 오사카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나트륨 50㎏, 2월 고베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수소산 50kg을 선적해 북한에 불법 수출했다. 2003년 4월에는 직류안정화전원 3대가 경제산업상과 세관장 허가 없이 태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넘어갔다.

2004년 11월에는 주파수변환기 1대가 화물 항공편을 통해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들어갔고, 2002년 9월 동결건조기 1대, 2008년 1월 대형 탱크로리가 각각 북한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 밖에 수출 규제 품목인 3차원 측정기 2대도 2001년 10월과 11월 두 차례 일본에서 싱가포르를 경유해 말레이시아로 수출됐고, 이 중 1대가 재수출돼 리비아 핵 개발 관련 시설 안에서 발견됐다.

다만 대북 밀수출은 일본 현지 민간기업이 주로 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밀수출 기업의 설립이나 운영에 관련있는지, 불법 수출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시정연설에서 전쟁 가능 국가가 되로록 개헌을 각 정당에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2016년 10월 23일 도쿄(東京) 네리마(練馬)구 아사카(朝霞)주둔지에서 열린 육상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해 오픈카를 타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아베 총리 뒤쪽에는 과거 일제의 상징이면서 현 자위대의 상징인 욱일기가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시정연설에서 전쟁 가능 국가가 되로록 개헌을 각 정당에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2016년 10월 23일 도쿄(東京) 네리마(練馬)구 아사카(朝霞)주둔지에서 열린 육상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해 오픈카를 타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아베 총리 뒤쪽에는 과거 일제의 상징이면서 현 자위대의 상징인 욱일기가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하 의원은 “어제 일본 방송에서 한국이 전략 물자, 특히 생화학 무기 핵무기로 악용될 수 있는 전략 물자 수출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 북한에 갔을 수도 있다는 황당한 얘기를 했는데, 오히려 한국이 대북 물자를 부실 관리하는 게 아니라 일본이 그렇게 해왔다”며 “이 자료를 보면 일본이 블랙리스트 국가이고, 북한에 위험한 전략 물자가 밀수출되고 관리가 허술한 그런 나라라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억지 논리, 가짜뉴스를 경제 내지 수출 제재를 합리화하기 위해 펼치다 보면, 오히려 일본이 고립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일본은 즉시 한국을 향한 수출 통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3년 이후의 기록이 없는 것에 대해선 “기관에서 공개하지 않은 것인지,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2013년 이후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실험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을 보면 충분히 (북한에 불법 수출했을) 개연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지역 시민단체들이 5일 일본 의류브랜드인 천안유니클로매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일본 자동차를 비롯해 의류제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에 대해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제공: 나라사랑국민운동본부) ⓒ천지일보 2019.7.6
천안지역 시민단체들이 5일 일본 의류브랜드인 천안유니클로매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일본 자동차를 비롯해 의류제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에 대해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제공: 나라사랑국민운동본부) ⓒ천지일보 20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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