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신창원 기자]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와의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 결승전이 열리는 1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축구전용경지장(숭의아레나)에서 한국이 골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우승을 염원하며 응원을 하고 있다.대한민국은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올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와의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 결승전이 열리는 1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축구전용경지장(숭의아레나)에서 한국이 골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우승을 염원하며 응원을 하고 있다.대한민국은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올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1983년 4강, 지금의 밑거름 돼
축구변방서 아시아 호랑이로
15회 본선, 4강문턱서 3번의 좌절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대한민국 남자축구가 FIFA(국제축구연맹)가 주관하는 월드컵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준우승’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남녀 통틀어는 2010년 일본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이후 두 번째다. 또한 대한민국 축구가 4강 이상 오른 건 1983년 19세 이하 월드컵(4위), 2002년 한일월드컵(4위),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3위)과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총 다섯 번이다.

아시아 남자축구까지 확대하면 1981년 카타르, 1999년 일본에 이어 세 번째의 결승진출이었으나 사상 최초 우승 아시아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 데는 실패했다. 아시아 성인 남자대표팀 8강 이상은 1966년 북한(8강)과 2002년 대한민국 3위로, 한민족만이 유일하게 독보적인 족적을 남겼다.

남자축구에서 최초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써낸 한국은 개인상에서도 이강인이 2골 4도움의 활약으로 대회 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해 또 다른 족적을 남겼다. 역대 개인상은 홍명보 전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3위에 해당하는 브론즈볼을 받은 것이 최초였고, 2010년 U-20 3위를 이끌었던 지소연이 실버볼과 득점왕 2위로 실버슈를 차지한 데 이어 같은 해 여민지과 골든볼과 득점왕인 골든슈를 휩쓴 바 있다.

한국 청소년 남자축구가 결승까지 오른 것은 1977년 첫 대회부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해 42년이 걸렸다. 2년 마다 열리기 때문에 22번의 도전 끝에 이뤄낸 업적인 셈이다. 1979년과 1981년 본선에 진출했으나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1983년 멕시코대회에서 4수 만에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이뤄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은 향후 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성장하게 되는 김풍주 골키퍼를 비롯해 김판근, 김종부, 신연호 등이 활약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개최국 멕시코를 2-1로 꺾은데 이어 호주까지 2-1로 누르고 8강에 올랐고, 8강에서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기고 4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4강에서는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1-2 역전패를 당한 뒤 폴란드와 3~4위전서 연장전 끝에 1-2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축구는 세계인의 기억 속에 축구 변방이었다. 한국은 1954년 성인월드컵 무대에 처음 등장했으나 첫 경기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참패했는데 특히 헝가리전은 아직도 본선 최다골차로 남아있는 치욕적인 기록이다. 결국 이 같은 참담함에 의욕을 잃은 한국은 나머지 독일(서독)과의 경기를 기권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그 이후 1986년 두 번째 출전 전까지 성인월드컵 무대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한국축구였기에 1983년 4강신화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던 기록이었던 것.

이는 결국 한국축구 성장의 밑거름이 돼 1986년부터 2018년 대회까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다. 9회 연속 진출 기록은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전 대회를 모두 출전한 브라질(21회)을 포함해 독일(16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1회) 스페인(10회)에 이어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우리보다 앞선 국가는 5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그중 이탈리아는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연속 기록이 중단됐기 때문에 9회 이상 연속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건 우리나라까지 5개국뿐이다.

U-20월드컵 대한민국 역대 성적 ⓒ천지일보 2019.6.16
U-20월드컵 대한민국 역대 성적 ⓒ천지일보 2019.6.16

1983년 4강 이후 청소년대표팀은 1985년부터 1989년 대회까지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991년 포르투갈대회부터는 기존 19세 이하에서 20세 이하로 연령이 조정됐고, 한국은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해 4수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고, 대회 사상 두 번째로 8강까지 가는 데 성공했지만 브라질과 만나 1-5로 패해 4강 문턱을 넘어서진 못했다.

1993년과 1997년에도 본선 무대에 갔으나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특히 1997년 대회에서는 브라질과 한 조에 속해 3-10으로 대패해 브라질 징크스에 시달려야만 했다. 한국은 1무 2패로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했다. 1999년 대회는 이동국, 김은중 투톱을 앞세워 기대를 모았으나 조별리그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특히 아시아예선에서 우리에게 두 번이나 졌던 일본이 이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씁쓸해야만 했다.

2001년 대회는 이천수, 최태욱, 박지성 등을 앞세우고도 아시아예선에서 ‘공한증’에 시달리던 중국에 덜미를 잡혀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2003년 대회서 정조국, 최성국을 중심으로 16강까지 갔지만 일본을 만나 1-2로 역전패했다. 2005년에는 축구천재라는 최고의 평가를 받던 박주영이 나섰으나 1승 2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3차전 브라질과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에 나갈 수 있었던 한국은 0-2로 패해 좌절하고 말아야만 했다.

2007년 대회부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라는 명칭에서 2007년 U-20 월드컵으로 변경돼 치러졌고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다시 탈락했다. 이후 한국은 2009년 8강, 2011년 16강, 2013년 8강에 올라 3연속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다만 4강 이상은 허락되지 않았다.

2009년에는 홍명보 감독이 이끌어 9대회 만에 8강 쾌거를 냈고, 홍 감독은 일명 ‘홍감독의 아이들’인 김영권, 오재석, 구자철, 김보경 등을 다시 이끌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사상 첫 동메달이라는 위업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홍 감독을 너무 급하게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세운 탓일까.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해 1990년(3패) 이후 24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둬 한순간에 영웅에서 역적으로 추락하고 만다.

2015년 U-20대회에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처음으로 대한민국에서 개최된 2017년에서는 이승우, 백승호를 앞세워 사상 최초로 2연승을 거둬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었으나 16강 상대로 포르투갈을 만나 1-3으로 패해 돌풍을 중단해야만 했다. 그리고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와 만나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1-3으로 패해 아쉽게 우승을 놓쳐 준우승으로 끝났지만 한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결승전이 열린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들이 전광판을 바라보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결승전이 열린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들이 전광판을 바라보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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