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문화 여행⑨] 야트막한 언덕서 백제인을 만나다
[지하철 역사문화 여행⑨] 야트막한 언덕서 백제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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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 그 노선을 따라가 보면 곳곳에 역사가 숨어있다. 조선의 궁궐은 경복궁역을 중심으로 주위에 퍼져있고, 한양의 시장 모습은 종로를 거닐며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지하철역은 역사의 교차로가 되고, 깊은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켜켜이 쌓여있는 선조들의 발자취를 지하철 노선별로 떠나볼 수 있도록 역사 여행지를 내·외국인에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몽촌토성ⓒ천지일보 DB
몽촌토성ⓒ천지일보 DB

가장 강력했던 해양국가 백제
천도 전 수도 후보 몽촌토성
야트막해 누구나 쉽게 올라

풍납토성서 백제유물 나와
몽촌토성서도 토기조각 발견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파란 하늘 아래의 고요한 분위기의 나지막한 언덕. 왠지 모르게 느릿느릿 걸어야할 듯했다. 서울 문화유적 중 하나인 ‘한성백제 왕도길’은 조선 600년의 문화유적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였다. 한성백제 왕도길은 풍납동 토성, 몽촌토성을 비롯해 방이동 고분군, 석촌동 고분군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500년간 이어진 한성백제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의 ‘세계평화의 문’을 지나면 물줄기가 보인다. 한강의 한 가지와 같아 보이는 물길은 몽촌토성과 닿아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터에 꼭 필요한 것이 물길이다. 그런데 바로 이곳 물길이 백제 설화를 떠올리게 한다.

백제의 역사는 수도 위치에 따라 한성시대(BC18~AD475)~웅진(공주)시대(475~538년)~사비(부여)시대(538~660년)로 구분된다. 설화에 따르면, 고구려 사람들이 한강으로 내려와 백제를 세웠다.

백제는 한반도의 고대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해양국가였다. 또한 백제는 한강을 중심으로 왕성인 ‘위례성’을 건축하고 풍요롭게 살며 화려한 문화 예술을 꽃피우기도 했다. 한성백제는 백제의 700년 역사 중 500년간 서울(한성)에 수도를 뒀다. 하지만 5세기 말 고구려 장수왕의 3만 대군에게 수도 ‘한성’이 함락되고 ‘웅진(공주)’으로 천도한다. 천도 전까지 백제의 수도였던 곳으로 추측되고 있는 곳이 몽촌토성과 8호선 천호역 근처의 풍납토성이다.

풍납토성 ⓒ천지일보 DB
풍납토성 ⓒ천지일보 DB

◆‘삼국사기’ 속 백제 이야기

이는 고려 때 김부식이 쓴 역사 책 ‘삼국사기’의 내용이 뒷받침을 하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장수왕이 한성을 정벌하기 위해 군대를 일으켜 북성을 공격해 7일 만에 함락시킨 뒤, 이동해 남성을 공격했다”고 기록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북성과 남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분명한 것은 한강 주변에 백제왕성이 있는 것이 분명했기에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이 후보지로 거론됐다.

몽촌토성은 야트막한 야산이다.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 만든 느낌이 크다. 누구나 쉽게 왕래할 수 있어서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는 남한산에서 뻗어 내려온 낮은 자연 구릉의 끝부분에 쌓은 일종의 산성이었다. 성벽의 전체 길이는 2285m, 높이는 6~40m로 지점에 따라 차이가 크다. 성벽 바깥쪽에 목책이 있고, 성내천이 토성을 감싸고돌아 성 주위를 둘러싼 해자 역할을 했다. 처음 한성백제시대의 도성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몽촌토성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풍납토성에서 백제유물이 발견됐다. 그러다 2016년 몽촌토성에서 ‘관(官)’자가 새겨진 토기 조각이 발견되면서 또다시 상황은 역전됐다. 이는 백제 역사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였다.

풍납토성은 둘레 3.5킬로미터에 성벽의 폭 40미터, 높이 10여 미터의 동양 최대규모의 판축 토성이다. 1925년 홍수로 남서쪽 일부가 잘려나가 현재는 약 2.7km 가량 남아있다.

풍납토성 인근 아파트 앞에는 ‘성밖우물지’가 남아있다. 이는 5세기에 만들어진 목조 우물로 위례성 외곽에도 사람들이 살았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성밖우물지를 지나 성내천 유수지를 지나면 올림픽공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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