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상승 폭, 중국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12.7%… 전년比 0.6%p↑
올해 1분기 들어서는 가계부채 증가세 낮아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한 데다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7.7%로 지난해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부채 상승 폭은 BIS가 조사한 43개 주요국 중 중국의 3.8%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부채의 불어나는 속도가 그만큼 가팔랐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말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고, 11월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가계 빚 증가 속도는 지속되고 있다.
앞서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95.2%, 2분기 96%, 3분기 96.9%를 기록한 바 있다.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스위스(128.7%), 호주(120.3%), 덴마크(115.4%), 네덜란드(102.0%), 캐나다(100.7%), 노르웨이(99.9%) 6개국뿐이다.
소득 대비 빚 부담을 나타내는 DSR도 지난해 말 기준 12.7%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의 가계부문 DSR은 자료가 집계된 17개국 중 6위로 중위권이었으나 전년 대비 상승 폭은 0.6%포인트로 1위였다. 17개국 가운데 캐나다와 호주, 프랑스는 0.3%포인트, 0.2%포인트, 0.1%포인트씩 올랐다. 미국, 일본은 1년 전과 같았고 나머지 11개국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과 달리 올해 1분기 들어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낮아진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가계신용은 154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2004년 4분기 4.7%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3.0%보다 높아 경제 성장세보다는 여전히 빨리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