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바라본 용인대장금파크 전경 ⓒ천지일보 2019.5.13
정상에서 바라본 용인대장금파크 전경 ⓒ천지일보 2019.5.13

최대 규모 한류 사극 제작단지

경기도 ‘용인대장금파크’

 

주옥같은 작품 이곳서 탄생

외국인들의 관광 필수 코스

총84만평 부지 규모 세트장

세트장 반영구적으로 지어져

과거여행 떠나는 문화체험장

[천지일보=박혜민 기자] ‘미스터션샤인’의 두 주인공 이병헌과 김태리가 마주 치던 그 길, 한류의 선구자 격인 ‘대장금’ 속 장금이가 항상 있던 그 수라간. 그곳에 내가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타임머신을 타지 않아도, 배우가 되지 않아도 직접 드라마 속 현장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사극 마니아들 사이에서 특히 각광받고 있는 핫플레이스 ‘용인대장금파크’가 그 주인공이다.

용인대장금파크 입구 ⓒ천지일보 2019.5.13
용인대장금파크 입구 ⓒ천지일보 2019.5.13

용인대장금파크는 MBC의 주요 사극 드라마는 물론, 다른 방송국의 사극물이나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촬영지로 사용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류 사극 제작단지다. 또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의 관광 필수 코스로 꼽히는 ‘한류 테마파크’이기도 하다.

원래 명칭은 ‘용인 MBC 드라미아’였지만 2011년 폐장한 ‘양주 대장금 테마 파크’ 세트장 일부를 옮겨 오면서 ‘용인 대장금 파크’로 개칭해 개장했다. ▲대장금 ▲주몽 ▲선덕여왕 ▲동이 ▲이산 ▲해를 품은 달 ▲구가의 서 ▲기황후 ▲화정 ▲밤을 걷는 선비 ▲미스터션샤인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사극을 좋아하는 기자도 지난 3일 설레는 마음을 품고 용인대장금파크로 향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해 시외버스로 50분 남짓을 달려 백암터미널에 내린 후 105번 마을버스를 타고 15분쯤 더 달리니 용인대장금파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장금 수라간 ⓒ천지일보 2019.5.13
대장금 수라간 ⓒ천지일보 2019.5.13

◆韓 간판 사극현장 총집합

드디어 용인대장금파크에 도착. 먼저는 어마어마한 대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인대장금파크는 총 84만평 규모의 부지를 자랑한다. 대장금세트, 최우사택, 관가, 저잣거리, 포도청, 무량수전·안양루, 인정전, 둥지연못, 보평전, 만경전, 규장작, 동궁전, 중궁전, 열선각, 감찰부, 미실궁, 미실처소, 혜민서, 성곽, 화기도감, 사병숙소, 연무장, 전옥서, 지하감옥 등 이곳에 설치된 세트장만해도 24개에 달했다.

세트장을 다 보기에는 시간이 빠듯해서 투어카를 타고 오면서 마음속으로 정한 몇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장금이투어카를 타고 출발. 관람객의 관람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투어카가 잠시 멈춘 곳은 세트장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지하감옥이었다. 이곳은 드라마 ‘옥중화’에서 배우 전광렬이 갇혀 있던 세트장이다. 다시 투어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무량수전. 이곳에서 걸어서 내려오면서 세트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무량수전은 고려시대 부석사를 재현한 공간으로 대장금파크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대의 역할도 해줬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20여개가 넘는 세트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름다운 주변 경치와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의 다양한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경관을 보고 있자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만 같았다.

이번엔 무량수전 공간에 있는 홍보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선 대장금파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지금까지 어떤 사극이 촬영됐는지, 어떤 배우들이 출연했는지 등을 영상 기록, 사진 등으로 전시돼 있었다. 또 사극에 출연한 배우들의 친필 싸인 간판도 있었다.

다음 장소는 사극 드라마의 ‘단골손님’이라고 할 수 있는 저잣거리. 포목점, 잡화상, 푸줏간, 주막 등 드라마에서처럼 상인들은 없었지만 물품 하나하나 실제처럼 꾸며져 조선시대 시장 한 복판에 서 있는 것으로 착각될 정도였다.

대장금 세트장 ⓒ천지일보 2019.5.13
대장금 세트장 ⓒ천지일보 2019.5.13

대부분 일회용인 일반 세트장과 달리 이곳 대장금파크의 모든 세트장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 완성된 건축양식과 생활공간을 반영구적으로 지어져졌다. 뿐만 아니라 집기 하나하나 꼼꼼하게 재연돼 있어 생생함을 더했다. 이런 장점 때문인지 이곳은 지금도 드라마 촬영장으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연무장 ⓒ천지일보 2019.5.13
연무장 ⓒ천지일보 2019.5.13

이날도 곳곳에서 세트장을 배경으로 여러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왕의 즉위식과 책봉식, 화려한 연회 등의 장면들을 촬영한 ‘인정전’에서는 MBC 예능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촬영 중이었다. 애청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촬영 중인 세트장들은 자세히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근처 기와집 세트장 앞에는 드라마 ‘녹두꽃’ 차량이 세워져 있고 스태프들이 부지런히 소품을 옮기고 있었다.

이어 한류 열풍의 주역드라마 ‘대장금’의 수라간 세트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임금님을 위한 12반첩이 모형으로 상에 놓여 있었고, 그 옆에 딸린 부엌에는 그릇과 가마솥이 놓여 있었다. 소품 하나하나 꼼꼼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조선시대 원형 감옥으로 드라마 ‘옥중화’의 주요무대인 ‘전옥서’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저잣거리 ⓒ천지일보 2019.5.13
저잣거리 ⓒ천지일보 2019.5.13

이어 도착한 물레방아 다리. 어디서 본 듯하다 했더니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이 촬영된 곳이었다. 이곳 물레방아 다리에서 말을 탄 이병헌(최유진)과 가마를 탄 김태리(고애신)가 서로 엇갈려 지나간 명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잘생긴 무신들이 대거 출동했던 드라마 ‘무신’에서 노비 출신의 김준이 최고 권력자가 돼 머무른 처소 ‘최우사택’도 찾았다. 몽고의 영향을 받았던 고려시대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져서 그런지 다른 세트장보다는 특히 이국적인 느낌이 강했다.

중궁전 ⓒ천지일보 2019.5.13
중궁전 ⓒ천지일보 2019.5.13

마지막 코스는 산책길로 택했다. 산책길에는 다수의 사극에 출연한 한류 배우들을 실물크기로 한 입간판이 진열돼 있다. 배우들의 입간판을 보며 차근차근 길을 걷다보니 그들이 출연한 드라마의 장면들과 감동들이 밀려오는 듯했다.

최우사택 ⓒ천지일보 2019.5.13
최우사택 ⓒ천지일보 2019.5.13

◆외국인 관광명소 효자노릇 ‘톡톡’

대장금파크를 둘러보는 내내 연인, 가족 외에 해외에서 단체로 방문한 관람객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이날 세트장에서 만난 태국인 낫 나꼰씨는 부인, 처제와 같이 이곳을 찾았다. 나꼰씨는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국 음식에 많은 관심을 갖게 돼 이곳에도 와보게 됐다”며 들뜬 표정으로 대장금파크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떡볶이, 짜장면, 치킨, 라면, 삼겹살은 물론 노량진 수산시장 회도 좋아한다”면서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열거했다. 나꼰씨 처제 스리방온 띠남꿈씨는 한국 드라마와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윤시윤’을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배우로, ‘1박 2일’을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가족단위 관람객들도 곳곳에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왔다는 김지혜(30대 중반)씨는 “아이들이 사극 드라마를 보고 궁금해 하는 것 같아 촬영 장소를 직접 보여주고 싶어 왔다”며 “방금 전에 TV로 사극 드라마를 보다가 장면 속 현장을 실제로 보니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해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 깊은 세트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인정전인데 지금 촬영 중이라 자세히 보지 못해 아쉽다”며 “다음에 다시 방문해 나머지 세트장들도 꼭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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